스마트하고 린-하게 성장하기
IT 특성화 고등학교였던 모교를 다니면서 했었던 수업 중에 직접 서비스를 계획해보고 그 서비스가 실제로 구동되는 간단한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를 만드는 수업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새로운 거 배우니까 좋다고 생각해서 귀를 기울였는데 그 기억이 현재 창업 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참 신기하다.
그때 배웠던 것은 '린 스타트업' 기법이다.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실제로 만들 때, 특히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하면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배웠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빠르게 실행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한 다음 그것을 반영해서 다음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기법이었다.
위 그래프 하나만으로 린 스타트업 기법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있다. 제일 먼저 학습을 한다. 이 학습은 수업을 통한 학습일 수도 있고 책을 통한 학습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본다. 실제로 만들었으니 당연히 제품이 나올 것이고 그 제품을 가지고 측정을 한다. 여기서 측정이란 실제로 제품을 팔아보거나 사람들에게 체험해볼 수 있게 하는 등 실제로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경험해보게 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고 그것은 데이터가 된다. 그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하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학습을 하고 그 학습으로 생긴 아이디어를 다시 실행한다. 이것이 린 스타트업 기법이다.
내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창업 아이템도 이 기법을 활용했다. 실제로 굉장히 빠르게 제품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 괜히 잔뜩 만들었다가 사람들이 싫어해서 망하는 일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이 기법은 창업 분야에서 나왔지만 나는 그 적용대상을 우리의 자기계발에도 적용시켜보고자 한다. 린 스타트업은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기법인데, 실제로 회사를 다니거나 알바를 하는 것을 제외한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무언가를 팔든지, 보여주든지, 체험시켜주어야 한다. 꼭 수익이 아니더라도 내가 해당 분야에 달란트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내 관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관점도 꼭 참고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위한 방법론으로 두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
자기계발 중 '요리'를 예시로 응용해보자면 일단 다양한 탐색을 진행해본다. 탐색이라고 해봤자 과제 하듯이 인터넷을 찾는 게 아니어도 된다. 유튜브를 보다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학습이다. 우연히 요리 영상을 봤는데 재밌어보인다면 '오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중 평소에 좋아하는 파스타 요리를 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이것은 아이디어다. 실제로 파스타 면과 파스타 소스를 사온다. 이것이 실행이다. 그리고 그 실행을 통해 만들어진 파스타는 제품이다. 이제 만든 파스타가 맛있는지 보기 위해 내가 먹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먹어보라고 한다. 이것이 측정이다. 먹어본 사람들의 모든 반응들, 맛있다든지, 간이 조금 아쉽다든지 하는 말들이 모두 데이터다. 만약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면 다음에 요리를 할 때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해본다. 이것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최소한 취미로 요리를 하는데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요식업 분야로 창업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주의점을 얘기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 번째, 실행하기 위한 목표, 아이디어는 거창하면 안 된다.
린 스타트업 기법에서 한 가지 얘기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실행을 통해 만들 제품은 아이디어를 보여줄 최소한의 제품이어야 한다. 이것을 전문용어로는 MVP(Minimun Viable Product)라고 하는데 이것은 '이 정도면 제대로 된 서비스 같아 보이겠지?' 하는 제품이 아니라 정말 딱 내가 원하는 기능이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제품이다. 떼깔은 안 이뻐도 사람들이 사용해봤을 때 '이런 거구나' 하고 이해할 정도인 것이다.
직접 만든 당사자와는 다르게 사용자들은 보이는 모습에 생각보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요즘 자주 사용하는 인기 어플을 하나 생각해보고 그 어플의 초기 모습이 어땠는지를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욕심을 계속 부리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하지만, 린 스타트업 기법의 핵심은 속도다. 구색 따윈 다 버리고 되는지 안 되는지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두 번째, 빠르게 포기해도 상관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새롭게 도전하는 것은 힘을 많이 들이지 않았다면 놓기도 쉬울 것이다. 게다가 유튜브 등을 보고 시작하는 것들은 우리가 업으로 삼으려고 하는 경우가 적다. 특히 무언가를 하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을 때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우리는 실망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꼭 해내서 직업으로 삼고 부자가 되고 그 분야에서 1등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면(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내려놓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무언가를 못한다'는 것은 '나는 가치가 없다'는 것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우리는 이미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 밝은 부분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만약 린 스타트업 주기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하다가 한계를 만났더라도 내려놔도 괜찮다. 이미 그 과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얻은 데이터들은 나라는 사람이 어떤지를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그 과정 중에 하게 된 경험들은 이미 나를 성장하게 했다.
이렇게 찾은 다양한 달란트들이 서로 연결되고 시너지를 일으켜 세상에서, 삶 속에서 밝게 빛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