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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Nov 08. 2022

'아름다움'과 '나다움'

'퍼스널 컬러'를 예로 들어본다

여성분들의 대화를 어깨 넘어로 듣다 보면 '퍼스널 컬러'에 대한 얘기를 듣곤 한다. 내 지인도 퍼스널 컬러를 알고 나서 그 전에 가지고 있던 화장품을 다 버리고 새로 장만했다고 한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퍼스널 컬러'란 사람들의 머리색, 피부색, 눈동자색의 유형을 열몇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각 유형에 따라 어울리는 색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유형과 다른 색의 옷, 화장 등을 선택하면 어색해보이는 특징이 있다. 화장을 거의 매일 하시는 여성분들에게도 유용하지만 남성들에게도 격식 있는 자리를 위해 정장을 입거나 평소에 옷을 입을 때 유용한 정보라고 한다.


흥미가 생겨서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니 색채학 이론 중 하나라고 한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기 위한 자격증 같은 증명은 필요하지 않지만 아무나 할 수 없고 강의나 공부를 통해 배워야 진단할 수 있단다. 그런데 조금 놀랐던 것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퍼스널 컬러인데도 과학적인 이론도 아니고 절대적이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은 말 그대로 무조건 퍼스널 컬러에 맞는 화장이나 옷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따뜻한 색이 어울리는 사람이어도 신뢰감을 주고 차분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는 차가운 색이나 어두운 색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니까 평소에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옷을 봐도 그 사람의 퍼스널 컬러에 잘 맞는지 아닌지가 뚜렷하게 보이는 건 아니었다. 색이나 무늬 같은 몇 가지 규칙만 잘 지키면 무난한 스타일링은 쉽게 할 수 있었고 좀 더 자세한 부분들을 신경쓰면 소위 옷 잘 입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나는 왜 '퍼스널 컬러'라는 이론이 유명해지고 진단 받는 것에 사람들이 익숙해졌는지 생각하게 됐다. 지금 내가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전문가가 알려준 나에 대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요즘 SNS나 주위 사람들을 보면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내가 글에서 자주 우려먹었던 MBTI부터 퍼스널 컬러나 간단한 심리테스트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들이다. 게다가 단순하게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뭔가 전문적이고 형식이 갖춰진 질문들이나 방법을 통해 알려주는 것들이다 보니 더 믿을만한 것처럼 느껴진다.


자기를 알아가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단지 결과를 통해 알게 된 성격, 속성, 외모에 우열을 가리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다든지, 얼굴이 작고 갸름하다든지. 하지만 이런 기준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 때문에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얼마나 가까운지보다 얼마나 '나다움'을 알고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의 기준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타고난 외모를 갖춰야 하고 그게 아니면 현대의학의 힘을 빌려 수술을 해야 한다. 또 유행하는 패션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그런 옷을 입고 유행이 지나면 다시 그때의 유행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나다운 것은 변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거나 체형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나의 분위기라든지,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이미지 등은 빠르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현재 위치가 어디에 있든지 부담갖지 않고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애쓰고 힘을 들이는 느낌이 들지만 '나다움을 위해 노력한다'는 말을 들으면 잔잔하면서도 평온해보이는 건 나 뿐일까. 진짜 행복, 진짜 만족은 내 안에서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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