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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길 Aug 29. 2018

<큰 배낭 메고>  북알프스 II

낭만트레커 브랜든 in 다카야마

작은 교토라고 불리는 다카야마는 한자로 "高山"이다. 글자 그대로 3,000미터 영봉들이 즐비한 히다산맥(일본 북알프스) 야리다가케로 오르는 들머리 중에 하나인 가미코지를 가기 위한 1차 베이스캠프 마을이다. "산을 모르는 사람은 후지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야리가다케를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후지산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산이다. 거리에서 커다란 배낭을 메고 트레킹을 온 외국인도 종종 볼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작은 교답게 오래된 마을은 교토보다 소박해서 돌아보는 내내 마음이 넉넉하다.

다카야마로 들어가기 전 숙박을 하기 위해 중간 목적지인 히라유 캠핑장 캐빈에 도착했다. 히라유 캠핑장은 예전에 캠핑을 했던 곳이라 낯설지 않다. 가조쿠무라 캠핑장과는 달리 담요를 제공하지 않는다. 짐을 풀고 근처의 히라유 온천에서 지금까지 쌓인 피로를 풀었다. 히라유 온천은 실내 탕과 노천탕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는 유명한 오쿠히다 (히라유, 후쿠지, 신히라유, 도치오, 신호다카) 온천 중의 하다. 벳부, 유후인 온천에 뒤이어 매분 4만 4천 리터의 용출량을 내뿜고 있다. 마을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조카들은 곯아떨어졌다.                                                                          

다음날 다카야마에서 렌터카를 반환하고 나고야행 고속버스 티켓을 샀다. 일본의 고속버스 연료는 가솔린으로 조용할 뿐 아니라 정속 주행으로 편안한다. 다들 너무 피곤해서 거리 관광은 포기했다. 다카야마는 도쿄나 오사카와 처럼 대도시의 화려하거나 강열한 볼거리는 없다. 작은 교토라 불릴 만큼 아기자기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도시다.  나이 들수록 번쩍이는 도시 흑백사진 같은 작은 마을이 좋다.

히다 쇠고기를 숯불 BBQ로 먹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횡성 한우다. 밑반찬이 하나도 없다.
 나고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일본 시골의 작은 도시를 빠져나와 2시간 반을 달렸다. 곯아떨어진 조카들의 레고랜드가 있는 도시, 나고야의 불빛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조카들아 이제는 너희들의 천국 레고랜드다"


애필로그

다카야마에서 조금 떨어진 히다 후루카와를 가지 못했다. 최근 인기 만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배경인 후루카와에는 다카야마와 더불어 고풍스러운 도시일 뿐만 아니라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의 냄새가 물씬 난다고 한다. '너의 이름은'이 말하는 철학처럼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이번 여행으로 잠시 잊고 지냈던 부모형제의 인연을 느꼈다.

도쿄나 오사카가 식상하다면 가족 연인과 함께 다카야마나 후루카와를 가보는 것이 어떨까? 아이가 있다면 나고야의 레고랜드까지 가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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