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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Me Jul 03. 2020

요리를 하다

보여지는 요리가 아니라 나의 생활을 위한 건강한 요리

 

 얼마 전 일본판 '리틀포레스' 영화를 봤다. 영화는 재밌었던 것 같은데, 혼자 먹자고 식재료를 키우고, 손질하고, 요리하는 과정이 사람을 미치게 했다. 내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혼자 한 끼 먹자고 음식에 그렇게까지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이러닉 하게 나는 음식을 좋아한다. 남이 해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맵고, 짠 자극적인 요리를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먹는 과정이 정말 행복하다. 그런데 그런 음식을 만드느라 내 시간을 다 허비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마도 영화 속의 주인공이 음식을 하면서 계속 엄마 생각을 하듯이 나도 맛있고, 색다른 요리를 아들에게 만들어 주고 싶어지 않을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과정을 즐겨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 한다.


 어제 문득 책장에 있는 책 한 권이 생각났다. 무려 18년 전에 사둔 책이다. 그때 나는 라면도 겨우 끓여먹을 정도로 요리에 문외 안이었지만, 난 언제나 이런 쪽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연에서 온 식재료로 간단하게 맛있는 요리를 하자는 것이다.

3000원 어치 돼지고기로 10분 만에 만든 스테이크

 읽으면서 정말 그래 내가 원하던 것 바로 이거였어하고 깨달음을 줬다. 내가 이십 대 때 이 책의 작가인 헬렌 니어링님을 정말 존경했는데, 도시에서만 살던 나는 '존경은 하지만 그렇게는 못살겠다'라고 생갔했었는데 결국 나 그렇게 살고 있다.  삶이란 정말 예측하지 못하지만, 결국 내가 마음속으로 원했던 방향으로 나를 조금씩 이끌어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당에서 수확한 블루베이와 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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