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고 방구석에 쓰레기처럼 뒹굴고 싶은 날이 있다. 정말 숨 쉬는 것도 귀찮은 날.
그런 날에도 아들이 배고프다 하면 번개처럼 일어나 밥 차려주고, 씻기고 옷 갈아 입혀 시간 맞춰 어린이집 보낸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고 혼자 남게 되면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더라도 꼼작도 안 하고 시체처럼 뒹굴거린다. 그런날은 밥차려 먹는것도 귀찮다. 하지만, 하원 시간이 다가오면또다시 총알처럼 일어나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간다.
엄마에게 초능력을 생기게 해 준 나의 작은 히어로
하원 후 아들이 찾아달라는 장난감 찾아주고,동물 목소리 흉내내며 책 읽어 주고, 먹고 싶다는 반찬 만들어 저녁 먹이고, 씻기고 드디어 잠이 들면 나도 옆에서 허리 펴고 누워본다.
아이가 생기기 전엔 생각도 못했던 초능력이 생긴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날이었는데, 오늘도 꼭 해야 할 일은 다 해내고야 말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