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호 Jan 24. 2017

만약 당신의 사업이 시장의 후발주자라면

특히 O2O 비즈니스라면 더욱 더 기술력이 요구되는 이유

이 주제는 모든 사업에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특히 당신이 O2O 사업체의 CEO 또는 관계자라면 더욱 이해하기 쉬운 주제가 될 것이고, 성장 전략에 있어서 때로는 매우 유용한 팁이 될 것이라 사료됩니다.


O2O 사업이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비개발직군도 아이디어로 뛰어들 수 있는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이는 다른 말로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것보단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엮을 수만 있다면 세상의 빛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는 착각 중 하나인 셈이지요. 오래전 이야기지만 항간에는 배달 O2O 서비스가 배달 주문 자동솔루션이 아닌 그저 사람이 대신 주문 접수를 대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그 꿈을 쉽게 설계하는데 한몫했을 거라 추측해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외부에서 마주치는 예비 창업가들의 사업계획서가 아직까지도 대부분 O2O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반영합니다.


O2O 사업의 가장 잘못된 사고방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해준 뒤 약 10%에 해당하는 거래 수수료로 수익화를 예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오류에 있습니다. 상품을 분석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을 언젠가 공유하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이러한 서비스는 제조업과는 달리 원가를 측정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로의 이익률은 5% 미만 혹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초기에 투자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장애물과 무의미한 목표치를 기대해야 하는지 참 암담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이 작은 대한민국 안에서도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나올 만큼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수 십 개의 꿈이 사라지고 다시 탄생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생각하고 시도한 수 십 만개의 과거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고요.


자본조달이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공이란 고속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자본조달(투자유치)과 EXIT를 의미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어떠한 사업도 분명히 선두 기업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관련 분야가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먼저 리드하고 있는 선도 기업(leading company)이 있는 것이라면 선두 기업(Top-Ranking)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보단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시장을 개척하고 검증하기까지의 무수한 시행착오를 벤치마킹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할 것은 선두 기업(Top-Ranking)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당신의 사업 분야에서 선두 기업이 당신의 기업보다 매출적으로 우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진입할 수 있는 시장성이 있다고만 단순히 판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긍정적 측면의 반대편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이 나기 시작한 기업은 후발 주자가 따라오지 못할 다음 단계를 밟기 시작하는데 이때 선두 기업은 본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자금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시작하고자 하는 사업 분야가 선두 기업과 이미 매출, 브랜딩, 자금, 규모, 기술면에서 꽤 격차가 벌어져있다면 시작을 되새김질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생각도 할 것입니다. "선두기업이 우릴 인수할 때까지 잘 버티자".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면 필히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십시오.


후발 주자들은 이러한 선두 기업의 성적을 토대로 시장 가능성을 운운하며 자신들도 자본을 조달받기 위해 수많은 투자사들을 쫓아다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차별화 없는 맹추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 또한 예견된다고 할 때 이럴 경우 마치 유행처럼 비슷한 유형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VC들은 알아서 찾아오는 기업들의 사업계획서와 전략들을 본의 아니게 수집하고 듣게 됨과 동시에 끼리끼리 연결되어있는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 시장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이제는 서비스가 아닌 선두 기업과 대등할 수 있는 기술력을 요구하게 되며, 매출과 지표보단 선두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력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후발주자라면 기필코 서비스의 유형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보단 기술력이나 영업력 등 특화된 스킬을 강조해야 합니다. 또한 선두기업과의 차이가 벌어진 상태라면 자생적으로 1~2억의 매출 거래액을 발생시킨 사실도 (대단한 것이지만 투자자 또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는 것을 재빨리 자각하고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야만 합니다.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면 주어진 10분 이내의 브리핑은 별로 의미 없이 전략만 노출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또한 VC는 몇 가지 측면에서 후발 주자의 브리핑을 전해 들으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사례이기도 하구요.)


1) 이미 선두 기업이 저렇게 내달리고 있는데 우리가 당신에게 10억 20억 꽃아 넣는다 한들 선두 기업이 가지고 있는 매출과 자본과 브랜딩을 언제 어느 세월에 어떻게 이길 것인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가능성이 있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2) 단순히 서비스만(엇비슷한 모델링_각자가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가 보는 측면에선 고만고만한 동일한 유형의 서비스)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도 경쟁의 의미도 없다고 본다. 만약 기술력, 영업력,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가설 검증력, 독보적인 포지셔닝 등 특징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하나의 플랫폼 자체가 되어 특정 기업이 Mind Body로써 결집된다면 투자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해당 산업 펀드라면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도 투자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3) (모두 별 볼일 없다고 판단이 들면) 그냥 선두 기업의 다음 Series에 참여할 생각을 가진다.

4) 괜히 코가 꿰이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투자 대상 산업에서 관련 서비스 부분을 아예 배제해버린다.


투자자와 회사는 갑을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성장이 불투명하여 자발적으로 문을 두드리며 찾아온 이상 대세는 투자사 쪽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후속 기업의 입장에선 산업 내 우리 회사의 포지션이 어디 인지를 재빨리 인지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만 할 것입니다.


1) 상생하거나 (힘을 합치거나)

2) 차별화를 보강해나가거나

3) 스스로 증명해 나가거나 (투자와는 상관없이)

4) 죽거나 

5) 넘기거나


자, 이제 왜 O2O 외 모든 사업에서 기술력이나 다른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지 분명해졌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비슷비슷한 서비스는 결국 가격 경쟁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고, 그러한 기업은 자본력에 점점 밀려 사라지게 되는 것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기술력이나 그 외 다른 특화된 경쟁력이 있나면 경쟁에서 밀리더라도도 투자나 M&A의 기회가 경쟁력이 없는 회사보다는 분명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상 목표치에 대한 가능성의 중심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사업이 시장의 후발주자라면 비즈니스 모델이 제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완전한 차별성이 없으면 경쟁의 시대에서 결코 오래 살아남지는 못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투자를 많이 유치한 기업이라고 해서 선두 기업이라 착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더 큰 맥락에서 이 시장 자체가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아있는 시장일지를 지속적으로 의심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를 방어할 수 있는 NDA(비밀유지약정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