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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호 Apr 07. 2017

인생의 목표는 goal 이 아니라 object 이다

솔직하게 매년 목표를 세우지만 달성보다 미달성이 많다. 그러나 목표에서 매년이라고 하는 시간의 단어를 배제시키면 달성률은 올라간다. 시간의 개입은 회사와 같이 특수한 목적에 따라 유연성을 내포해야만 한다.


목표가 무모하거나 꿈이 허황될수록 이룰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적겠지만 반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훨씬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한 공상 자체를 진취적인 삶에 필요한 원동력으로 보아야 하지 대상에 대한 옳고 그름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책을 내겠다는 꿈은 2008년부터 입으로 표현하고 다녔지만, 실제 출판을 낸 것은 2016년이었다. 썼다 지웠다를 수십 번 반복하며 250페이지가 넘는 A4 용지에 마침표를 찍었을 때의 그 희열감이란.


내 책의 수준은 너무 부끄러울치만큼 형편없다. 그리고 역시나 출판을 통한 반응은 대부분 인세로 얼마를 벌었냐, 책의 완성도는 왜 이러냐, 책은 잘 팔리냐가 주를 이룬다. 만약 돈이 목적이었다면 나는 보다 성공하기 전까지 출판하지 않았을 것이고, 전문가를 고용하여 검열을 맡겼을 것이며, 작가를 통해 살을 덧붙여 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과장 없는 날 것 그대로의 경험을 서투르게 표현하는 것', '나의 지난 어리숙함을 기록하여 발판으로 삼는 것', '나의 가족과 미래의 가정에 살아온 과거를 용기 있게 밝혀내는 것' 뿐이었다. 이 작은 소망을 이룸과 동시에 나에게는 많은 부분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마침표를 찍기까지의 수많은 반복된 행위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스킬이 조금은 더 늘어난 것 같고, 나와 유사한 사고의 인맥들이 늘어났으며, 다음 출판의 과정이 쉬우면서 노련해졌고, 새로운 주제의 목표가 생겼으며, 확실한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지식이 나의 머리에 유입되었고, 타인의 글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재능이 생겼다. 여기에서 매월 간간히 나오는 인세와 칼럼 및 강연의 의뢰는 부수적 요인이 되어주는 것이기에 그 가치는 훨씬 더 크게 체감된다.


2004년 사업계획서의 표지를 만들어보던 까까머리가 2017년에 한 회사를 대표하는 오너의 임무를 맡게 되었고, 2012년 서비스랍시고 출시한 엉망진창의 어플리케이션. 그러한 시행착오로 인해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을 익혀, 2016년에 내놓은 서비스로 1년 만에 해외 기업과 합병을 경험한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간 참 다양한 사람들을 거쳤고, 참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웃었고, 현재에도 비웃고 있을지언정 중요한 것은 내가 내 가치를 스스로 믿고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는 일관성을 유지하며 매사 진지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날카롭고 매서운 채찍질로 호되게 앞만을 응시하되 옆을 돌아보았을 때 욕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함께 욕으로 대화를 하고, 농담 따먹기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농담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 그만이다. 그들이 내 목표에 관여하지 않는 이상 내 목표는 그들로 인해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표는 지금 현재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한 자기 위로가 아닌 미래의 나를 위한 효용성(주관적인 가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짧지만 진득한 시간을 통해 배웠다.


인생의 목표는 달성시켜야만 하는 강박관념의 존재가 아니라 동기부여를 위한 목적이자 살아가며 한 번쯤 이뤄보고자 하는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인 것이며, 또한 어려움을 뚫고 나아가 목적을 기어이 이루고자 하는 관철인 것이다.


꿈을 잘게 나누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진지함을 캐치해나갈 수만 있다면 자연스레 인간관계의 넓이는 줄어들되 폭은 깊어지기 마련이더라. 그렇기에 타인의 의식은 고이 접어두자. 깊이를 모르면서 당장의 결과로 판단하려는 그런 이들은 대체로 자신은 돌보지 못하면서 온종일 남에 일거수일투족에만 관심이 있으며 매사 불만과 불평이 많은 유형일 가능성이 높더라. 다만 나는 그들을 붙잡으려 노력하지 않을 뿐이다.


상상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있다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목표는 생각보다 단순한 결정체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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