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가 알려주는 직장 생활 꿀팁 및 센스 장착이 가져다주는 변화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다르다'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 보셨을 것 같아요. '국영수과사'를 잘한다고 해서 업무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공부 잘하는 순으로 회사 업무를 분담하고 직급을 나눈다면 SKY 출신만 회사에 있어야 맞는 거겠죠. 물론 공부도 잘하는데 일도 잘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람이죠.
대략적으로 약 7가지의 상황을 기준으로 둘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준 1. 8시간 업무 시간 안에 얼마만큼의 업무를 해내는가
기준 2. 기준 1 + 업무의 정확도가 100%에 가까운가
기준 3. 기준 1 + 기준 2 +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을 아는가
기준 4. 기준 1 + 기준 2 + 기준 3 + 그 문제를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마무리하는가
기준 5. 기준 1 + 기준 2 + 기준 3 + 기준 4 + 한 분야만이 아닌 팀 내의 모든 업무를 할 줄 아는가
기준 6. 기준 1 + 기준 2 + 기준 3 + 기준 4 + 기준 5 +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지고 재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줄 아는가
기준 7. 기준 1 + 기준 2 + 기준 3 + 기준 4 + 기준 5 + 기준 6 +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지시를 내릴 줄 아는가
작성을 하고 나서 보니 직급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기준표인 것 같네요. 신입 사원은 기준 1을 바탕으로 인사 평가를 해서 주임 혹은 계장 승진 고려 대상이 되겠죠.
기준 1과 같이 정해진 업무시간 안에 주어진 업무량을 해내기 위해서 갖춰야 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업무와 관련된 파트 공부, 모르는 게 있으면 두려워하지 않고 사수에게 질문하는 마음가짐, 일을 배우기 위한 열정 등 다양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인사담당자, 팀장,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런 신입 사원의 노력을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퇴근하고 영어 학원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 자주 사수에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새로운 일이 들어오면 먼저 해보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았을 때 등으로 확인할 수 있겠네요.
이런 모습이 보이면 일을 잘하는 걸까요? 이건 업무를 배우고 일을 잘 해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일종의 자기 계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노력을 많이 하니 일을 잘한다라고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업무 능력은 일을 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노력의 양은 사람에 대한 평가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인사 평가는 실력과 성과가 더 크게 반영됩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직원은 일도 잘하면서 노력도 하는 직원이라는 결론은 나왔습니다. 노력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그럼 이제 일만 잘하면 되겠네요. 일을 잘한다, 즉 일 머리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시다면 작은 센스부터 장착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센스들이 하나씩 장착되기 시작하면 일 머리만 있는 게 아니라 센스까지 있는 회사의 필요한 사람이 되실 수 있습니다.
1. 출근 시간 10분 전에 회사 도착
2. 출근, 퇴근하면서 팀원들에게 인사 하기
3. 편의점 쇼핑에서 플렉스 후 남은 과자 있으면 팀원들과 나누어 먹기
4. 동료, 상사가 필요한 비품이 있다는 걸 아는데 내가 가지고 있다면 일부 전달해주기
5. 카카오톡에 팀원 생일이 뜨면 축하 메시지 보내주기
6. 공용 프린트 사용 시 다른 직원 프린트로 추정되는 거 가져다 주기
7. 궁금한 걸 물어보기 전에 이전 진행 건 히스토리 찾아보고 문의 하기 (물어볼 때 히스토리 찾아봤다는 말 언급 하기)
8. 가끔 재미있는 이슈나 이야기 던지기
9. 상사의 말에 오버스러운 동의나 액션 하지 않기
10. 인터넷 서핑을 하되 누가 지나가면 끄는 척이라도 하기
1번, 출근 시간에 딱 맞춰서 들어오는 직원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에요. 출근을 하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컴퓨터도 켜야 하고 옷도 벗어야 하고 오늘 마실 물도 떠오고 커피도 한잔 타야 하죠. 그럼 최소 10분은 필요합니다. 업무의 종류에 따라 9시부터 바쁘게 일을 시작하는 곳이 있고 여유가 있는 곳이 있을 겁니다. 어떠한 상황이건 출근 시간에 딱 맞춰서 오는 직원과 10분 일찍 오는 직원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업무가 매우 익숙하고 잘하는 단계의 직급을 가졌다면, 그럴수록 더더욱 직원들의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어떨까요. 10분 일찍 출근했으니 10분 일찍 퇴근시켜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일이 많아 어차피 야근을 해야 하니 좀 늦게 와도 된다는 마인드를 가졌다면 회사 안 조직 생활을 하는 것보다 개인적인 일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조직 생활에서 주변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직원이 있다면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주의 깊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2번, 인사는 기본적인 예의입니다. 이 기본적인 예의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키지 않으세요. 개인주의 사회이지만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는 관계성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일하고 혼자 성과를 내면 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 매너를 지키지 않고 일을 아무리 잘하고 빨리 쳐낸다 한들 인성에 대한 평가에서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없습니다. 단면적으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이 아닙니다.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게 됩니다. 내 일만 잘하면 되지 남의 일에는 관심 없다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풍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팀원이 될 수는 있으나 팀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자리에 머무르면서 연차에 따라 진급하면서 지내면 된다고 생각하면 괜찮지만 회사 안에서 성과를 내고 성장하고 싶다면 기본 예의를 지키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3,4,5번은 팀 내에서 예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작은 센스들입니다. 신입 사원이, 우리 팀 막내가, 나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이, 작은 것이라도 함께 먹자고 무언가를 주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 직원들에게는 뭐든 더 사주고 싶어 집니다. 이런 센스가 있는 직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억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상대방은 예상치 못한 서프라이즈를 받은 것 같습니다. 비품이 떨어진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품을 조용히 가져다주는 나의 동료가 있습니다. 이 동료가 바빠 보이면 가서 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 주고 싶어 집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센스를 가진 직원들이 본인에게 주어진 일도 잘해 냅니다. 왜 그럴까요? 주변을 잘 살피는 것처럼 일도 잘 살핍니다. 문제가 발생할 것 같으면 미리 문의를 하고 문제가 발생을 하면 주변의 도움을 통해 해결합니다. 질문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7번처럼 묻습니다. 한 번 더 찾아보고 고민해 보고 문의하는 직원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고 싶지 혼내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6,7,8,9,10번도 작은 센스인데요. 팀원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슈 거리를 하나 던지면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정치, 종교 같은 내용은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분쟁을 일으키는 이슈가 아닌 난센스나 연애,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내야 합니다. 상사, 동료의 말에 너무 오버스러운 액션을 취하면 가끔 잘 보이려고 노력한다는 모습으로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적당한 리액션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사람인데 어떻게 하루 종일 일만 하겠어요.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고 과자도 먹을 수 있듯이 인터넷 서핑, 핸드폰 보는 건 회사 생활 중에서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너무 당당하게 인터넷 창을 계속 켜 놓고 주변에 누가 와도 꾸준히 쭉 켜 놓는다면 상대방에게 일이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끄는 제스처도 없으면 이 직원은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는 건 당연하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건 노는 걸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에 따라 보수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곳이라면 주변에 누가 오면 끄는 척이라도 해주세요. 일이 많고 잠깐 한 서핑으로 일이 없는 사람이 되면 억울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생일은 축하는 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없는 센스 이긴 합니다. 그래도 내 생일날 직장 동료가 축하한다고 한마디만 해줘도 행복한 건 저만 그런 걸까요? 모든 센스라는 것이 하면 플러스가 되고 안 하면 현상 유지가 되는 거니까요.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작은 센스들이 장착되어 있는 사람 중에 일은 못하고 센스만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샌드위치 가게에서 샌드위치 만드는 일을 하는 모습만 보아도 센스 유무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부족하다 생각하는 것을 미리 찾아내서 행동으로 옮기는 센스 있는 사람들은 일도 잘하고 속도도 빠릅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보고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장 내 예절 교육도 중요하지만 저는 가끔 직장 내 센스 갖추기 교육도 만들어졌으면 할 때가 있습니다. 이참에 한 번 교육을 기획해 봐야겠네요.
이런 모든 이야기들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보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10분 일찍 왔으면 10분 일찍 보내 줄 거 아니지 않냐, 상대방도 인사를 안 하는데 나는 왜 해야 되냐, 급여도 적게 받는 내가 사야 하냐 많이 버는 그들이 사줘야지, 궁금한 거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면 되지 히스토리까지 찾을 끄으면 뭐 하러 상사에게 묻겠냐, 나는 남에게 관심 없다, 팀에 크게 소속되고 싶지 않다, 진급 안 해도 된다, 급여만 받고 내 할 일만 하고 칼퇴하고 싶다. 등등 이런 생각이 든다면 회사도 나를 똑같이 생각하게 될 거라는 것만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가 바보가 아니듯이 회사도 이를 모를 바보가 아니니까요.
2022년 새해가 만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고 또 싫든 좋든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합니다. 2022년의 나의 하루 생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될 회사 생활을 좀 더 가치 있게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실천이 쌓여 큰 업적을 이루듯이 작은 센스 장착이 큰 성과를 가져오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