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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시사연합 ICAU Aug 11. 2023

책 《팩트풀니스》: 올바른 '팩트 체크'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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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우리의 눈은 얼마나 현실적일까요미디어나 사회적 영향력이 주는 정보 혹은 우리가 접하는 작은 글 한 줄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과연 정확할까요? 저는 몰아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것들의 ‘팩트’ 여부를 의심해 보게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요이런 의문과 질문들을 가지고 있는 구독자 여러분께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 라슬링올라 로슬링이 함께 쓴 책 《팩트풀니스》를 소개합니다.


▲ 책 《팩트풀니스》 <사진=yes24>




① 당신은 침팬지를 이길 수 있나요?


경민님께 쉬운 문제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요? 보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A) 20%, B) 40%, C) 60%. 헷갈리신다고요? 또 다른 문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감이 오시나요? 혹은 여전히 어려우신가요? 방금 제가 제시한 문제들과 같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13가지의 문제가 주어진다면 경민님 혹은 경민님의 주변 사람들이 몇 개나 맞힌다고 자신할 수 있으신가요?


그러나 인간의 정답율은 단 16%로, 정말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침팬지가 33%의 정답율을 기록하며 ‘다차원으로 생각하는 인간’을 이겼는데요. 인간의 유형 중에서도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일수록 오답률이 높다는 점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침팬지를 이기지 못했던 것일까요? 저자는 책 《팩트풀니스》를 통해 인간이 가진 비합리적 본능 10가지를 소개하며 요즘 시대 인간은 확증편향에 갇혔다고 말합니다. 책에 따르면, 나날이 진보하는 세상에 발 맞추기 위해선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아군과 적군, 부와 가난 등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오늘날의 복잡한 세계에 어울리지 않는 사고 방식입니다.


또한 책의 제목이자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팩트풀니스(Factfulness)’는 저자가 만든 말로, 한국어판의 역자는 이 단어를 ‘사실충실성’이라 번역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 체크’ 뿐만 아닌 ‘충실한 사실’에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죠.


▲ 네 단계 소득수준에 따른 인구 분포 <출처=Gapminder>




② 당신이 세상을 오해하는 이유


앞서 드린 문제의 정답을 드리겠습니다. 책 《팩트풀니스》에 따르면, 크기 본능의 두 가지 측면은 부정 본능과 더불어 세상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하게 만듭니다. 세계 인구와 관련한 여러 비율 중에 기본 욕구를 충족하며 사는 사람의 비율을 물으면, 대부분 일관되게 약 20%라는 답을 내놓는데요. 하지만 정답은 80%, 나아가 90%에 가깝습니다.


초등학교를 나온 여자아이의 비율 역시 90%입니다. 그러나 자선단체와 언론이 자극적으로 보이는 숫자를 고통받는 개인의 모습과 함께 끊임없이 보여주다 보니 사람들은 왜곡된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다른 모든 비율과 발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합니다. 고정관념이 야기한 명백한 사고의 오류죠.


또한 저자는 “나는 국가별 ‘총’배출량을 기초로 중국과 인도를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조직적으로 비난할 때면 더러 오싹하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중국 전체 인구의 몸무게 합이 미국보다 크다고 해서 미국보다 중국에서 비만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는 꼴이기 때문인데요.


사실 나라마다 인구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가별 총배출량을 문제 삼는 주장은 말이 안 되죠. 이 논리대로라면 전체 인구가 500만 명인 노르웨이는 1인당 이산화탄소를 아무리 많이 배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국가별 총배출량이라는 큰 수치를 해당 국가의 인구로 나눠야 의미가 있고, 비교 가능한 수치가 된다. HIV, 국내총생산(GDP), 휴대전화 판매량, 인터넷 사용자 수,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측정할 때는 항상 1인당 수치를 계산해야 더 의미 있는 값을 얻을 수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도출하고 그 결과를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처럼 부의 불평등, 인구 통계,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저자들은 세계의 상태를 사실적으로 파악하고,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한스 로슬링은 데이터 과학과 보건학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의 상황을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시각과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에디터 총평★★★★☆


우리는 종종 우리의 주변 상황과 개인적 경험에 근거하여 세상을 평가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책 《팩트풀니스》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저자들은 사실과 데이터에 기반한 사고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정확한 정보와 편견에 속지 않도록 독자들을 격려합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단순화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팩트풀니스》는 다양성과 다면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죠.


▲ 한국 출판 당시 방한한 작가 안나 로슬링 <사진=김영사>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부정적인 사실들만을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트렌드와 발전 또한 보여줍니다. 미디어와 사회적 영향력 속에서 소외되는 긍정적인 변화들을 찾아내며, 우리의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낡은 고정관념과 편견을 시원하게 깨부숴 주고요.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세계관을 교정하고, 우리의 인지과정이 어떻게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한다”며 이 책을 추천했는데요.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디어나 사회적 영향력,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하여 세계를 판단합니다. 그 결과, 오해와 편견이 종종 드러나고요.


그렇게 인간은 편협적인 사고로 세상을 보게 되며, 현실적인 사실을 무시하거나 왜곡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오류와 편견을 바로잡고 세계의 실제 상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바로 《팩트풀니스》입니다.



Editor 로즈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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