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원 Jan 12. 2018

각자 30초나 1분 길이로 자기소개를 해 보세요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c5CiRAdwL71kXb0gxtE_Nw

“각자 30초나 1분 길이로 자기소개를 해 보세요.”   

 

 1분 자기소개는 너무 많은 내용을 담은 나열형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자신의 차별화되 능력과 성격 등을 스토리텔링할 때 전달력이 강화된다. 나열이 아닌 이야기식 구성이 재미와 공감을 효과적으로 창조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면접이 시작되는 첫머리에 30초나 1분간 주어지는 ‘1분 자기소개(혹은 1분 스피치)’는 요즘 들어 생략되는 일이 많아졌다. 면접자들이 하나같이 충실히 준비를 해 오기 때문에 변별력을 잃은 탓도 있을 것이고, 다분히 듣기 좋은 말들만 외워서 자기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면접자들이 1분 스피치를 할 때,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를 훓어보며 질문거리를 찾는 등 ‘딴전’을 피우는 풍경도 드물지 않다. 그렇다고 1분 스피치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면접자들의 형편이다. 이런 사정을 꿰뚫어 보면서 나름의 1분 스피치를 구성해 보자.    

 

☞ 1분 스피치 구성 원칙


첫째,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가 있으면 면접관들은 하던 일도 멈추고 듣는다. 그렇게 하여 면접관의 웃음까지 자야낼 수 있으면 첫걸음부터 성공하는 것이다. 

둘째, 이야기 중심으로 구성하고 한두 가지 메시지만을 담자. 이야기 없이 나열식으로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면 면접관들이 지루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셋째, 반전의 효과를 노리자. 산뜻한 반전 구성은 전달력이 강하고, 창의적인 사고가 느껴질 수 있다. 

넷째, 감동을 창조할 수 있으면 최선이다. 감동은 공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원칙을 바탕으로 1분 스피치 내용을 구성해 보자.     


 (예시1)

면접관: 1분 스피치를 해 보세요. 

면접자: 미국에서 교환 학생으로 있을 때, 콜롬비아 여학생과 연애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남학생의 볼에 뽀뽀를 하면서 껴안는 것을 보고 질투로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도 다른 여학생에게 가벼운 뽀뽀를 하며 포옹을 해 보았더니 별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해가 있는 곳에서 이해의 길을 뚫을 줄 아는 넉넉한 사나이입니다. 취업해서도 오해가 있는 곳에 이해의 길을 뚫는 이해의 전도사 역할을 하면서 팀의 능률을 활성화시키는 청량제 같은 일꾼이 되겠습니다. 

------------------------------------------------------------------------

면접관은 딴전을 피우다가도 면접자의 자기소개를 귀담아 듣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대한항공 면접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런 것이 재미가 있는 1분 스피치의 마력이다. 

 위에 나온 1분 스피치는 ‘뽀뽀’라는 내용 한 가지밖에 없다. 뽀뽀를 중심으로 줄거리가 재미있게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뜻 들어도 기억하기 좋고, 오랫동안 면접하느라 피로한 순간에 한 알 먹게 되는 고농축 비타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너만 뽀뽀하니? 나도 뽀뽀한다.’는 구성에는 반전의 미학도 살짝 스며있다. 재미있는 일화를 과감하게 소개하는 모습에는 배포가 큰 멋진 사나이라는 공감도 느껴진다. 막힘이 없는 인격으로 팀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인재라는 기대마저 갖게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 면접자는 면접을 본 대기업에 모두 합격하였다.     

 위의 자기소개를 풍경화에 비유한다면 나무 그늘이 드리운 뒤뜰이다. 나무는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 단정한 볼품보다는 좌우로 힘차게 뻗어 사람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내는 그런 나무요, 그런 뒤뜰이다. 

 이에 비해 가지치기가 잘된 나무들로 가득 심어진 정원 같은 1분 스피치, 즉 화려한 메시지로 가득 채워진 자기소개를 음미해보도록 하자.     


(예시2)

면접관: 30초나 1분 사이의 간단한 자기 소개부탁 해 보세요. 

면접자: 준비된 인재를 찾고 계시다면 저를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저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시간 관리를 잘 하는 시간의 마술사입니다. 대학 1, 2학년 때 영어 공부를 충실히 하여 토익을 950점 이상 받았고, 3학년 때부터는 전공과 실무 능력 강화 노력을 하여 현장 실습 경험 2회 및 전기기사 자격증을 무난히 취득하였습니다. 저는 1시간을 2시간처럼 사용하기 위해 매일 수첩에 하루의 시간 계획을 꼼꼼히 세워 인생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국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취미 생활로 운동도 열심히 하여 검도가 3단입니다. 이 같은 저의 성실과 노력으로 장차 00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헌신을 다하는 글로벌 인재가 되겠습니다. 

------------------------------------------------------------------------    


 모든 메시지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들 훌륭하다는 느낌이 든다. 면접관에 따라서는 아주 좋게 판단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만큼 풍부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잘 전지된 나무로 가득한 정원은 볼품은 있지만, 오히려 쉴 공간이 없게 느껴지는 원리와 같다. 끝이 뾰족한 못도 한두 개 솟아 있으면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수백 개를 한데 묶어 놓으면 예리함이 상실되어 위협이 사라지는 원리와도 같다. 

 사실 많은 면접자들이 이런 패턴을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오죽 답답하면 한도 끝도 없이 자기 자랑을 펼쳐 놓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많은 메시지들은 거의가 이력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관들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가능성이 많고, 그래서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글의 첫머리에 소개된 ‘1분 스피치 구성 원칙’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중 최소 2가지 정도는 지켰으면 좋겠다. 첫째, 메시지를 많이 담으려 하지 말고, 한두 개 중심으로 이야기식 구성을 하라는 것이다. 둘째, 재미있게 구성하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메시지 나열식은 지루하고 공감도 적지만, 한두 개 메시지를 중심으로 이야기식으로 줄거리를 구성하다 보면 재미는 저절로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예시3)

면접관: 자기소개부터 간단하게 해 보세요. 

면접자: 저는 매력 넘치는 연구실의 헐크입니다. 저는 고교 때부터 공부보다 일이 좋아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대기업 연구실에서 1년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많은 짐을 날랐고, 밤샘 근무도 잦았습니다. 저는 그때 막일 같은 아르바이트가 연구실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한 수습사원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에 매진해 이번에 실제로 R&D 분야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궂은일과 밤샘을 마다하지 않는 곱상한 연구실의 헐크로 인정받고, 나중에는 연구 성과로 인정받는 ‘R&D 전문가의 길’에 도전하겠습니다.  

------------------------------------------------------------------------    

 이 사례는 아르바이트 때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로 인정받는 ‘R&D 전문가의 길’에 도전하겠다는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재미는 오랜 시간 면접으로 지루함을 느끼는 면접관들의 피로를 풀어 주고, 본격적인 메시지(R&D 전문가의 길)에 대해 귀담아 들을 준비를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른 회사는 어디에 지원하였습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