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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Jan 12. 2018

다른 회사는 어디에 지원하였습니까?

“다른 회사는 어디에 지원하였습니까?”   

 

 이 질문을 받고 다른 회사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믿지 않을 것이다. 다른 회사를 밝히더라도 자신의 희망과 열정이 오직 그 회사에 집중해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면접관은 그것을 듣고 싶어 한다.     

 답변 한번 잘못하였다가는 아웃되기 십상이다. 우리는 가끔 ‘오버 스펙’이라는 말을 한다. 상당수 기업들은 스펙이 넘치는 사람들을 뽑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스펙이 넘쳐 취업에 실패하는 것을 두고 ‘오버 스펙’이라고 말한다. 

 “다른 회사는 어디에 지원하였느냐?”는 질문은 다른 어떤 질문보다 숙고한 후 답변하여야 한다. 다른 회사로 갈 가능성이 의심될 경우 면접관들은 고민하지 않고 탈락시킨다. 취업 지원자는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면접장에서 있었던 사례를 살펴보자.  

   

(예시1)

면접관: 여기 말고 지원한 다른 회사가 있습니까?

면접자: 예, 한국은행에 지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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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이 질문과 답변이 오갔을 뿐인데 면접자는 불합격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만약 이 면접자의 스펙이 호화 스펙이라고 한다면 불합격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 면접자가 한국은행과 A시중은행에 동시에 합격한다면 A시중은행에는 입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면접자가 A은행에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답변을 전략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입사하고 싶은 간절함을 드러냄으로써 합격하면 반드시 입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 질문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답변을 한번 바꾸어 보자.     


(예시2)

면접관: 여기 말고 지원한 다른 회사가 있습니까?

면접자: 예, 한국은행과 B시중은행을 지원하였는데 예상 밖의 문제들이 출제되어 합격 가능성이 낮습니다. 저는 원래 A은행 입행을 목표로 준비를 해 왔지만 제가 원한다고 입행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다른 은행에 지원하였습니다. 저는 A은행에서 기업 금융 전문가로서 인생의 승부를 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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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이렇게 답변하였다면 이 면접자의 합격 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게 될 것이다. 

 취업 시장에서 주도권은 거의 기업이 쥐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어떤 면접자들은 여러 기업에 합격한 후 어느 기업에 입사해야 할지 고민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면접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은 단 한 곳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기업은 결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신입 사원 채용 계획을 짤 때 대개 정원보다 10%많은 인원을 합격시킨다. 합격해도 입사하지 않거나, 전직을 위해 조기 퇴사하는 경우에 대비해서이다. 그렇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재들이 합격 후 입사를 하지 않거나 조기 퇴사로 채용 계획에 차질을 주기 때문에 입사할 의지가 있는지 검증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면접 시 이 질문은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위와 같은 히스토리를 이해하면서 전략적인 답변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예시3)

면접관: 우리 회사 말고 다른 데 지원한 기업은 없습니까?

면접자: 저는 다른 기업은 지원하지 않고, 오직 00기업에만 지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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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질문을 받고 다른 기업에는 지원하지 않았다고 답변한다면 면접관들은 믿을까, 믿지 않을까?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다. 취업 지원자를 취업 시장에서 ‘철저한을’일 뿐이어서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닌데, 지원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은 어딘가 멘탈에 문제가 있거나, 거짓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 훨씬 더 타당성과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합격하면 반드시 입사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시4)

면접관: 우리 회사 말고 다른 데 지원한 기업은 없습니까?

면접자: 00사와 ★★사에 지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 취업 계획을 짤 때부터 1순위로 삼성물산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삼성은 호황 때 위기에 대비하는 철저함이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확실한 ‘미래 100년 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원 기업에 모두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삼성물산에 입사 해 ‘미래 100년’을 위해 함께 도전하며 100년 신화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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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미래 100년 기업’은 ‘영원하다’는 의미를 구조화한 것이다. 간혹 면접관은 이런 의미를 알면서도 짓궂게 “우리 기업이 100년 밖에 못 간다는 말입니까?”라고 한 마디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미래 100년 기업이라는 표현은 ‘영원하다’는 의미를 제 나름대로 구조화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한다면 면접관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볍게 웃음 한번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합격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지원 기업에 대해 나름의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구조화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호화 때 위기를 부르짖는다. 호황 때 위기를 대비하는 자세가 삼성그룹의 DNA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면접자가 호황 때 위기를 대비하는 기업이라는 말과 함께 ‘미래 100년 기업’이라는 표현을 연결하였을 때 면접관들은 “이 친구가 삼성그룹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군. 삼성에 취업하고자 하는 간절함도 엿보이고….”라면서 공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삼성그룹뿐 아니라 다른 기업을 지원할 때도 그 기업의 특성이나 발전 DNA를 찾아 이를 기업의 비전과 연결시키는 노력을 한다면 면접관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른 기업에 대한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른 지원 기업의 이름을 간단히 거론한 후 지금 면접을 보고 있는 해당 기업에 대한 애정과 비전을 진솔하게 전달한다면 합격의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c5CiRAdwL71kXb0gxtE_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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