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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Mar 08. 2017

나만의 스토리로 특별한 스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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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속에 들어있는 나만의 스토리로, 특별한 스펙을 만들어 보세요.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회생활을 하고 싶은 구직자라면,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가면(persona)이 어떤 가면인지를 재빨리 알아차려야 합니다.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를 알아야, 우리가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결과물들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직활동을 하다보면, 기업이 요구하는 가면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참고로, 가면을 썼다고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어떤 이유로 가면을 썼는지, 그 가면을 절대로 벗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가면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유용한 도구요, 비즈니스 세계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살기 중의 하나입니다만, 잘못하면 가면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가면 속에 갇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을 하고 싶은 분들은 성격유형 검사(MBTI, 에니어그램), 행동 유형 검사(DISC) 등을 통해 가면 속에 들어있는 자아를 찾아내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행동의 일정 부분은 후천적 교육으로 얻어진 것이지만, 상당 부분은 타고난 성격의 자연스런 표출이기 때문에, 사람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장 편안한 길을 찾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격유형 검사나, 행동 유형 검사를 하면 가면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자아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남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알아라!”라는 오랜 격언을 몸소 실천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환경 미화원으로 일하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악취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쓰레기통을 치우고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평생 해온 분입니다.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일에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표정이 늘 밝다는 점입니다. 하루는 그 점을 궁금하게 여기던 한 젊은이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힘들지 않으시냐고. 어떻게 항상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고.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답이 걸작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자신의 일을 ‘돈벌이’나 ‘거리 청소’가 아니라, ‘지구를 청소하는 일’로 여기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계셨던 것입니다. 젊은이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덕분에 취업을 ‘돈벌이’로만 여기던 자신을 깨닫게 되었고, ‘비겁한 합리화로 치장된 가면’ 속에 갇혀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젊은이는 ‘수정하기 귀찮아서 기계적으로 제출하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살폈습니다.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이 아닌, 취업을 위한 스펙만으로 가득한 이력서에 왜 취업하려고 하는지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남들도 다 하니까’, 등과 같은 답변이 담긴 이력서를 쓰느라 에너지를 낭비한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일이 왜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를, 비전을 세우며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질문이 카오스적 질서를 유지하며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면 속에 들어있는 나만의 스토리로, 특별한 스펙을 만들자!”

     

 청년 뉴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자신의 합격 가능성에 대해서 문의를 해오는 청년 구직자들을 수시로 만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질문 패턴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수도권 중위권 대학을 졸업했고, 학점은 3.7에 토익은 750점, 자격증은 없으며, 봉사활동은 단 몇 시간뿐이에요. 과연 저 같은 사람도 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어떤 청년 구직자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저런 것이며, 그 일을 위해 이러저러한 역량을 쌓았습니다. 어떤 회사에 지원하면 좋을까요? 더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죠?’라고 묻지 않더군요. 스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스펙(specification)은 구직활동에 있어 최소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성분(응시자격과 같은 절대적인 조건이 아닌 개인별로 다른 상대적인 능력)’을 일컫는 말로, 구체적으로 학점, 어학, 자격증, 봉사활동, 인턴 경험 등이 포함됩니다. 직업 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린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이 원하는 인재는 완벽한 스펙 관리를 위해 대학 시절을 온통 스펙 쌓기로 물들인 ‘취업 준비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꺼리는 지원자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직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스펙의 영향력은 대체 어느 선까지일까요? 한마디로 말해, 좋은 스펙은 면접 기회를 줄 수 있지만, 최종 합격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스펙이 좋으면 서류 심사를 통과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어학성적 800점과 900점의 차이, 또는 학점 3.4와 3.8의 차이가 최종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한 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토익 성적이 790점에 영국 어학연수 경험까지 있는 28세의 남자 구직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친밀감을 형성한 후, 구직자에게 질문했습니다.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는데, 토익 성적이 너무 저조한 거 아닌가요?”

 구직자는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영국 가기 전, 제 토익 성적은 550점대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맞벌이를 해 오신 평범한 서민이셨기에, 영국 어학연수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해외 배낭여행은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학기를 휴학하며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런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영어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서, 어학연수를 받을 수 있는 학원을 알아보았으나, 비용이 비쌌고, 한국 사람들이 많아서 비효율적일 것 같다고 판단, 여행이나 하고 돌아가려는 마음으로, 햄버거와 콜라를 들고 런던의 작은 공원에 앉았습니다. 허기를 달래자, 헤럴드를 읽고 있는 영국인 노숙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숙자이지만, 그래도 원어민이기에, 저는 영어 회화를 배워보려는 마음으로, 패스트 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하나 더 사서 영국인 노숙자에게 다가가 내밀며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영어를 배우러 왔다는 저의 말을 듣고서야 햄버거와 콜라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영어를 하려고 애쓰는 동양인의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영국인 노숙자는 한국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묻더니, 영국에 대해 이모저모를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노숙자는 출판사를 운영하다가 실패한 지식인이었습니다. 영국인 노숙자가 말해주는 영국 문화에 흥미를 느낀 저는 매일 그 공원을 찾아가 영국인 노숙자에게 햄버거와 콜라를 건네며, 영국 영어를 배웠습니다. 원래, 한 달 정도만 머무르고 올 예정이었는데, 영국인 노숙자가 다양한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한 달이 석 달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헤럴드 기사의 행간에 숨겨져 있는 영국 소식까지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의 토익 성적은 790점이지만, 저는 현지인과 소통할 수 있고, 스펙을 쌓으려고 영어 공부를 한 게 아니라, 세련된 비즈니스 영어의 필요성을 느껴 공부를 하다 보니, 790점 때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구직자는 “스펙이라는 가면” 안에 들어 있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찾아낸 결과, 현재 해외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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