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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쌓기는 취업의 무덤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모두가 경쟁적으로 스펙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된다면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없다고 말하지만, 대한민국 현실 상 스펙 관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스펙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스토리만으로 스펙을 이기려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취업은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과는 다릅니다. 서류전형을 하는 이유는 면접을 하기 위함이고, 면접은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시간입니다. 면접관에게 스펙은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정도의 참고자료일 뿐입니다. 누구나 그 정도는 갖추고 있다고 여기고 있으니, 스펙의 차이가 인재를 선별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됨됨이를 보고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인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스펙 쌓기에만 몰두한 지원자는 면접에서 십중팔구 떨어집니다. 사실 이러한데도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취업에 성공한 합격자가 자신이 합격한 진짜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라고 착각하고 이를 전파하여 잘못된 정보를 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스펙이 가장 만만하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뭔가 조언을 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그럴듯한 말을 하기 위해서 스펙 쌓기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셋째, 스펙 쌓기로 인해 이익을 보는 자들이 스펙 쌓기를 강조합니다. 스펙 쌓기를 외쳐서 이익을 얻는 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어떤 일로 인해 이익을 보는 자가 누구인지를 헤아리면 세상이 보입니다. 스펙 쌓기를 통해 이익을 보는 자가 누구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Ÿ - 회사에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 자격증을 선전하는 기관들
Ÿ - 영어가 취업의 필수 스펙이라 외치며 무수한 영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학원들
Ÿ - 회사 홍보를 위해 각종 공모전을 주최하며 취업에 도움이 될 것처럼 말하는 회사들 (대부분의 지원자가 한두 개 이상의 공모전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입상 경력마저도 변별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Ÿ- 어학연수나 배낭여행 상품을 팔아 돈을 버는 유학원과 여행사 자원봉사자를 이용하며 신규 채용을 미루는 단체와 기관들
Ÿ -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각 학교의 관계자들
Ÿ - 취업을 비즈니스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취업 프로그램 제공 회사들
Ÿ - 실제로는 인성 면접 등 주관적 판단으로 채용하면서 객관적 채용 기준과 스펙을 앞세워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회사들
이들 모두가 나름대로의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경쟁을 부르짖어서 이익을 얻는 자들이 누구인지 자세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나와서 학점관리, 토익점수, 자격증을 맹목적으로 강조하는지 귀를 열고 들어 보세요. 채용을 해 본 사람은 맹목적 스펙 쌓기를 절대 강조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