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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원 Mar 08. 2017

자소서에 나오면 안 되는 소재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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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대 이야기    

 자소서 작성은 소재 선택과 가공의 두 가지 단계를 거친다. 웬만한 소재도 적절한 가공을 거치면 임팩트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소재로서 아예 부적절한 것이 있다. 즉 아무리 가공을 해봐야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소재로 활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한 것이 있다. 바로 군대, 재수, 학점 이야기다. 이들 소재는 아무리 가공을 해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적지 않은 고생을 하면서 열심히 노력해 목표를 달성하거나 소중한 교훈을 얻은 경험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고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소재는 스토리가 예상 가능한 범위에 있어 가공을 해봐야 그 자체로 경쟁력이 없다.

 군대(military), 재수(study one more year), 학점(grade)의 영어 머리글자를 따 MSG로 표현되는 이런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고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어서 소재로 부적합하다. MSG보다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남들이 하지 않거나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일을 소재로 삼는 것이 좋다. 자신보다 남을 위해 노력하고 고생한 경험을 소재로 삼으면 더욱 좋다. 성장과정에서 누구나 당연히 거쳐 오는 통과의례나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은 경쟁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고생을 통해 소중한 것을 얻은 경험을 서술하라는 질문에 군대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해 서술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물론 남학생들이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은 아무래도 고생이라고 하면 군대가 떠오르게 마련이므로 군대를 소재로 선택할 법도 하다. 제대 뒤에는 얼마 동안 군대 일들이 머리를 맴돌고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소서를 작성할 때도 손쉽게 군대 이야기가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고생한 경험으로 군대를 소재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군대 가서 고생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군대에 가면 누구나 고생하게 마련이고 사고 없이 건강하게 제대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군대 근무가 고생스러운 것은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 또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웬만큼 다 고생을 하고 오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만약 지원자가 서술한 군대의 고생 이야기보다 더한 고생을 인사담당자가 군대에서 겪고 왔다면 웃기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군대 이야기는 아주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생한 이야기로서 소재가 될 수 없다. 고생한 이야기의 소재로는 어쩔 수 없이 한 일, 누구나 거쳐 가는 일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자신의 발전을 위해,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한 일이 가장 적절하다. 이를테면 봉사활동이라든가 자전거 전국 일주 도전, 해외 배낭여행, 사막 횡단 도전에서 겪은 경험이나 고생담 등이 안성맞춤이다. 창업했다 실패한 경험 또는 성공한 경험 등도 경쟁력 있는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다.      


2. 재수 이야기    


 고생한 경험과 고생을 통해 얻은 것을 서술하라는 질문에 재수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 재수를 했다면, 이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과정이다. 그리고 재수하는 동안 어느 정도 심적 고통이 있고 그것을 힘들게 거쳐 왔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재수하는 것을 낮추어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는 분명 힘든 시기였고 그것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터득한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재수를 하면서 고생했다는 것은 식상한 이야기여서 신선함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재수 자체가 고생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고생한 경험담으로 재수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소재의 빈곤을 드러내는 일이다. 재수 이야기는 시작부터 고생을 어느 정도 했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므로, 남을 위해 봉사한 경험이라든가 남들이 겪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을 소재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학생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편입학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편입학이 본인에게는 힘든 과정이고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업을 위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에는 상대적으로 경쟁력 없는 소재다.         


3. 학점 이야기    


 대학에 다니면서 학점을 따느라 고생한 이야기를 적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새벽에 일찍 나가 도서관 자리를 잡고 밤늦게까지 공부한 뒤 캠퍼스를 나서면서 느끼는 감상 등을 적으면서 열심히 공부해 좋은 학점을 받았다는 것을 서술하는 학생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다. 학점 따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학점이 말해 준다. 굳이 그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정말로 특별하고 예외적인 일이 있었다면 몰라도 학점이 좋은 학생이라면 당연히 했을 일을 굳이 자세하게 서술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봉사활동 등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적은 학생이나 사막 일주 등 일반 학생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활동을 서술한 지원자와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하다. 학점을 따느라 고생한 이야기도 소재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다른 회사 이름     


 취업이 어렵다 보니 어느 한 군데만 집중해 원서를 내지 못하고 여기저기 서류를 제출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헷갈려서 지원하는 기업체와 다른 회사 이름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취업 시즌에 여러 회사가 거의 동시에 모집을 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올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인사담당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다른 회사 이름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러한 자소서가 가장 ‘비호감’이라고 한다.

 여러 군데 자소서를 내다보니 견본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그 회사에 맞게 조금씩 수정해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런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단순한 실수이겠지만 평가하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닥치는 대로 원서를 내는 취업꾼으로 보일 수도 있고 집중력이 없어 보이기도 하므로 읽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여러 군데 원서를 접수할 때는 집중력을 발휘해 다른 회사 이름이 들어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5. 핵심을 흐리는 군더더기 이야기들    


 좋은 글은 군더더기가 없다. 글을 잘 쓰느냐 못 쓰느냐는 군더더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의 특징이 군더더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3분의 1은 없어야 하는 말이고, 3분의 1은 없어도 되는 말이며, 진짜 필요한 말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글은 입으로 하는 말과 달라 완전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군더더기가 있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자기소개서는 꼭 필요한 내용만 가지고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일목요연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없어도 되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많은 지원자의 자소서를 읽어봐야 하는 인사담당자로서는 그 말이 그 말 같은 이야기가 자꾸 나오고,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더 이상 읽어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없어도 무방한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

 특히 쓰는 양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많이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쓰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일단 양이 많아야 풍성해 보이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것인가 인사담당자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길게 작성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을 다 읽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양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도 군더더기가 나오지 않도록 핵심을 담아 가급적 간결하게 작성해야 한다.

 군더더기가 없게 하려면 다 쓴 다음에 시간이 나는 대로 반복해서 읽어보면서 없어도 되는 부분을 삭제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내용이 중복되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 그냥 두면 한 말ㅇ르 또 하는 것이 되므로 지루해진다. 전체적인 흐름상 꼭 필요하지 않은 말도 없애야 한다. 또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뒷받침하는 말로서 그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 형용사, 부사어 등 수식하는 말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삭제해야 한다.      


6. 오탈자    


 일을 하면서 무언가 중요한 사항을 자꾸 빠뜨리는 사람이 있다. 또 지갑이나 핸드폰 등 중요한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뭘 자꾸 흘리고 다니느냐”며 핀잔을 주곤 한다. 이런 사람은 집중력이 없어 보이고 어딘지 허술해 보인다.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오탈자가 많으면 아무리 내용이 훌륭해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꼼꼼하지 못해 항상 무언가 흘리고 다닌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자소서에서도 이처럼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용에 집중하다 보니 여기저기 오탈자가 눈에 띈다. 잘못된 단어나 문맥에 맞지 않는 어휘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 문법에 맞지 않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문장, 즉 비문(非文)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은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꼼꼼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합격하기 어렵다.

 내용에 신경 쓰다 보면 여기저기 비문이나 오탈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다 작성한 다음에는 시간이 나는 대로 몇 번이고 반복해 읽어보면서 이런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무리 읽어봐도 본인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남에게 한번 읽어봐 달라고 부탁하면 좋다.         


7. 멋진 말의 남용    


 학생들의 자소서를 읽어보면 멋진 말을 찾아서 적거나 만들어 냄으로써 무언가 유식하거나 품위 있게 작성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자주 보인다. 물론 멋진 말이 나오면 좋기야 하겠지만, 이러한 자소서를 보면 대체로 내용이 빈약하기 마련이다. 좋은 소재와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있으면 그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겠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싶은 생각에 멋진 말을 끌어들이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다.

 인터넷에는 자소서를 쓸 때 사용하기 좋은 명언이나 고사성어를 올려놓은 곳도 있는데 전체적인 흐름에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몰라도 억지로 이런 것을 갖다 붙여 멋있게 보이려고 할 필요는 없다. 먼저 이런 것을 찾아보고 활용하려 하다 보면 작위적인 느낌이 나기 때문에 어설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런 것에 얽매이면서 억지로 끌어들이다 보면 오히려 이야기 전개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8. 영어와 한자의 남용    


 자소서를 쓰면서 영어를 남용하는 사람이 있다. 영어를 사용하면 무언가 유식해 보일 것이라는 심리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심코 영어를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어딘지 어설프게 느껴지고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영어나 외래어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지 남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영어를 꼭 써야 한다면 한글 다음 괄호 안에 집어넣는 것이 표기 방식이다.

 한자도 마찬가지다. 가급적 쉬운 말을 사용해야지,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하면 무언가 글이 무게 있어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글이 딱딱하게 느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자를 사용하려면 영어와 마찬가지로 우리말을 적고 괄호 안에 넣는 것이 원칙이다. 고사성어 등도 한글을 먼저 적고 괄호 안에 넣어야 한다.         


9. ‘귀사(貴社)’는 한물간 용어로 무겁고 차가운 느낌이 드는 소재다.     


 전통적으로 남의 회사를 높여 부르는 말은 귀사(貴社)다. 아직까지도 공문서 등에서는 ‘귀사’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귀사에 상대되는 말은 폐사(弊社)다. 말하는 사람이 자기 회사를 낮추어 부를 때 ‘폐사’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를 보면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귀사’는 무슨 귀신 잡는 회사이고, ‘폐사’는 무슨 망한 회사인가 하는 생각에서다.

 이들 용어는 어려운 한자어로 옛날에나 쓰던 말이지 지금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이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달리 부를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귀사’의 경우 회사 이름을 직접 부르면 되고 ‘폐사’의 경우 ‘저희 회사’라고 해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사’라는 말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종종 등장한다. 인터넷에도 보면 자소서 사례에 ‘귀사’라고 쓰인 것이 적잖이 나온다.

 그러나 ‘귀사’라는 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소서에서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귀사’라는 표현이 나오면 무슨 공문서나 계약서를 대하듯 딱딱하고 무거운 기분이 든다. 또한 이 표현에서는 지극히 제삼자로서의 느낌이 차갑게 전해진다. 한마디로 영혼 없는 표현이다. 회사와 내가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마당에 ‘귀사’란 말은 어딘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귀사’라는 표현을 보면 어디에선가 예전의 사례집에서 복사해서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래저래 ‘귀사’라는 표현은 그리 좋게 다가오지 않는다. 한물간 구시대 용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회사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회사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사’ 대신 ‘삼성’이나 ‘LG’ 등으로 직접 회사 이름을 부르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10. ‘무엇이든 하겠다.’는 막무가내 발언은 금물.  

   

 기업은 꼭 필요한 인재를 원한다. 회사의 인재상에 맞고, 맡은 바 직무를 잘 수행해낼 수 있는 사람을 뽑고자 한다. 지원자가 아무리 들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더라도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선택될 수 없다. 따라서 ‘시켜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 ‘뽑아준다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식의 서술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말을 진심으로 믿을 인사담당자는 없다.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이것보다 자신이 회사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자신이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어떤 분야에서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설득해야 한다. 막무가내 식으로 ‘무엇이 하겠다.’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나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다.

 또한 요즘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대우받고자 하는 사람이다. 무턱대고 자신을 낮춘다고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면 비굴해 보일 수도 있다. 원하는 연봉을 적으라고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심산으로 너무 낮게 적는 것은 금물이다. 노력과 기여에 합당한 수준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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