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준 너
날 스스로 엄마라고 부르는 게 어색했던 날들
길진 않았지.
엄마라는 직업에 금세 푹 빠져버렸거든.
모든 게 새로웠다.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렀어.
그렇게 너와 나는 새로운 여정을 함께하는 동지가 되었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바둥거리는 동지
그래도 그게 큰 힘이었나 봐.
최선을 다 하게 되더라.
여전히 낯설었던 독일이 내가 있을 곳이라고 느낀 건
네가 있어서였을거야.
네가 있는 곳이 내 고향이더라.
많이 자랐어.
키도 엄마보다 훨씬 커지고
무거운 것도 엄마 대신 들어주고
무서운 벌레도 단번에 잡아주지.
자라는 만큼 네 주장이 강해지더라.
가끔은 설득이 쉽지 않았어.
그래서 알았지.
네 사춘기가 왔다는 걸.
가끔 헷갈려.
사춘기인 아들이 너무 따뜻할 때
내가 요즘 너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엄마는 왜 이렇게 귀여워?
누군가가 귀엽다면 그건 사랑이다.
나 사랑받고 있구나.
태어나던 순간부터 난 네가 귀여운데
이젠 너도 날 귀여워하는구나.
우린 서로 그렇게 사랑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