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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eudong Dec 14. 2023

조성진

얼마나 큰 마음을 가져야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난 클래식 음악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막귀를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런 나조차도 조성진의 연주가 남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막귀의 마음 한쪽을 조금이 움직이는 힘이 있달까. 동 했달까. 감동 먹었달까. 그의 라이브 연주를 들을  드는 여러  생각중에 하나는 이런거에요.

얼마나 크고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말랑 말랑한 마음일 수도 아니면 아주 굳건하고 단단한 마음일 수도. 아니면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의 손가락 끝트머리에서 레이저처럼 쏠 수 있게, 아주 스페셜한 매직을 터득한 게 틀림없어요. 왜냐하면 그가 연주를 시작하자, (정말 거짓말 안 하고) 피아노 뚜껑 아래로 춤추는 음표들이 폴폴 날라 올라가며 그 연주에 어울리는 동영상들이 펼쳐지는 것을 연주회 무대 위에서 목격했거든요. 어떤 곡은 숲 속 깊은 나무들 사이를 날아가는 나비와 꽃과 새들 그리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몇 줄기 빛 사이로 폴폴 날아다니는 음표들을 봤어요. 어떤 음표들은 땅으로 내려 꽂히기도 하고, 물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하고, 바람처럼 훅 불어 내려 갔어요. 분명히 목격했다는 게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음표는 많았다가 적었다가 컸다가 작았다가, 폴락폴락 거렸다가, 우아하게 푸울풀 날았다가... 암튼 그랬어요. 근데 이 만화 같은 장면이 라이브 무대에서 생눈으로! 막귀로! 보고 듣다니요...

La Jolla Music Society, Dec 2023

음표 하나하나가 피아노 건반을 통해서 음으로 들리는 그 순간 어떤 종류의 피지컬 한 물리적 시공간을 단숨에 무시해 버리고 내가 느끼는 아주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아주 기분이 좋은 상태로 만들어내는 매직이라니.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이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네요!!!


이것이 그의 엘레강스한 연주 스타일를 admire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네요.어떻게 음 하나하나가 다 각자 들리면서, 그렇게 또렷하고 선명하게 음악의 힘을 전달 시킬 수 있는 걸까요? 얼마나 크고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이 어마어마한 연주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만약 그가 어떤 깊은 사랑을... 피아노와 하고 있다면, 그 마음은 어떤 것이 길래 이런 소리가 나는 걸까요...

아... 막귀인 저는 알 길이 없지만 또 알 것도 같아요. 왜냐면 그 마음이 저만의 방식으로 느껴지거든요!


https://youtu.be/OFH38_lZjz0?si=bY0iw9eilZLIfhLp


우연히 공연 당일 티켓 부스 지나가다가 알게 된 공연 일정. 온라인은 솔드 아웃 이었고 오픈 티켓을 겟! 하게된 행운의 날이었다
사실 2022년 12월 공연이 더 좋았다는 건 두번째 2023년 공연을 본 후에 알았다. 공연장 셋업과 피아노가 중요한 펙터임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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