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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y 16. 2023

53. Ding! Ding! Ding!

의사가 죄냐고요.

“Ding! Ding! Ding!" 기내에서 승객의 다급한 벨소리가 들린다.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샐러드를 한 숟가락 크게 넣는 순간 혹시나 무슨 일 있는지 기내를 보았더니 기내 있던 제니퍼가 급하게 승객에게 다가간다. 씹지도 못하고 목구멍으로 삼키듯 넘기며 급하게 승객에게 다가갔더니, 한 중년의 60대 남자분이 심장을 움켜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옆에 있는 아들은 아버지가 심정지쇼크가 오는 것 같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들 테니스 대회를 가는 중이라며 식구들이 모두 같이 여행을 가는 중이었다. 일단, 제니퍼에게 승객과 있으라고 하고, 맥스에게 산소호흡기와 AED를 미리 준비해서 가져오라고 했다. 이런 응급상황이 생기면 교육받은 기억을 되살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의료 물품을 미리 준비한다. 때론 새내기 승무원들은 엉뚱한 의료 물품을 가져오기도 하고, 다른 승객들에게 정신을 쏠리기도 한다.


기내 의료진이 있는지 급히 호출을 하였다. 기장에게 호출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일단 의료진이 없으면 지상 의료진을 연결하도록 호출을 요청했다. 한 남자승객이 다가와 자기는 선박 선장이라고 한다. 선박선장에게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감사하다고 일단 돌려보냈다.  두 번째 호출을 하였다. 보통 운이 좋으면 구급대원이나 의사들 또는 간호사들을 찾을 수가 있다.


급히 지상 직원을 연결하기 위해 다시. 기장에게 호출을 하고 해드세트를 준비하는데, 구석에서 갑자기 한 남자가 일어난다. 인도 아저씨인데 머리카락은 무지 헝클어지고 자다가 일어나서 눈도 퀭하고, 입은 옷은 어딘지 구겨지고 더러웠다. 화장실을 가나 싶은가 했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 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김새가 꼭 미친 돌쇠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손을 흔들면서 " I am an ER doctor" "?" 흠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뭐라고 의사라고? 혹시 자격증이나 의사인지 증명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 이름표를 꺼낸다.


오 마이갓! 진짜 의사다. 그리 미덥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그는 아마도 밤새 병원에서 일을 하고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비행기를 탔는가 보다. 설마 비행기 안에서 까지 환자를 돌봐야 할 거라곤 상상을 못했을 것인 자라...... 너무 안쓰러운 차림새라 미안할 정도였다. 순간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다. 성급히 판단한 나 스스로가 웃기기도 했다.


일단 그 의사는 심정지환자를 살피며, 그 승객이 급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한다. 흠.. 시카고에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그 승객을 캔자스 시티에 내려 병원에 호송을 하길 했다. 이럴떈 다른 승객들에겐 선택권이 없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선 선택권이 많이 없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도 진상 손님들은 있다. 굳이 음료를 못 마셨다고 또는 간식을 못 받았다고 불평을 한다. 참내! 진상들이다.


다행히 승객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급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을 하게 되었다. 그 의사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 머리를 박고 잠을 청한다. 제발, 시카고 갈 때까지 저분을 깨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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