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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y 18. 2023

54.Home away

Birthday

생일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to the young lady! Happy birthday to you.”


촛불이 하나 꽃아 진 삼각형 초콜릿 케이크를 들고 나오는 웨이트 아저씨.


혼밥에 익숙해 생일 밥을 먹고 있다. 굳이 생일날 비행을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다른 식구들의 스케줄을 다 끼워보면 꼭 생일 당일 비행이다.


필라델피아에서 생일을 맞이한다. 굳이 다른 동료들에게 생일이라고 선전포고를 하고 싶지도 않고 생일은 또 혼자 조용히 저녁을 먹고 싶었다. 웨이터 아저씨가 왜 혼밥을 하냐고 묻길래 생일인데 조용히 혼자 맛난 음식 혼자 다 먹고 싶다고 했더니, 그렇게 공연을 펼쳐주신다. 굳이 케이크를 시키지도 않았는데, 깜짝쇼를 해주신다.


여길 오면 꼭 들리는 곳이 Redding Terminal Market이다. 여긴 예전에 기차역이었다가  실내의 시장으로 바꾼 곳이다. 난 어딜 가든 시장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다른 나라나 도시에 가면 꼭 하는 일이 Botanical garden이나 오픈 마켓을 간다. 그것도 없으면 슈퍼 마켓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곳에 가면 사람냄새도 나고 현지인의.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물론 나랑 같은 취미가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어딜 가든 분잡 하다.


내가 꼭 들리는 곳은  Amish 사람들이 만드는 피클과 레드벨벳케이크를 파는 곳이다. 케이크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여긴 직접 피클과 케이크들을 매일 구워 팔기 때문에 맛도 좋고 가성비도 참 좋다. 평상시 피클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 꼭 매운 피클 한 병과 레드 벨벳 케이크를 사서 간다. 그 옆쪽에 태국 식당에 들리는데 꽃게 만두를 매일 만들어 만둣국을 파는데 정말 만두가 입에 살살 녹는다.


한 번은 싱가포르에서 생일을. 맞이한 기억이 있다. 단체 여행 가이드로 가서 다들 식사를 식당에서 하는데 난 그리 입맛이. 없었다. 그랬더니 현지 가이드가 뭘 먹고 싶냐고 묻더라. 그래서 매콤한 신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중국집 주방장 아저씨가 날 부르신다. 뭔가 싶어 갔더니, 나를 위해 일부러 신라면을 삶아 주시고 있다. 이런 고마운 일들이.....


아직 그 신라면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부엌에서 테이블을 따로 하나 만들어 주시고, 신라면에 해물도 넣어 주셨다.


또 어떤 날은 생일을 동료들과 다 같이 자전거를 빌려 와인바를 돌아다닌 기억도 있다. 문제는 세 번째 정도 집에 가고 나면 알딸딸 해져서 돌아오는 길이 코미디다. 다들 아무 이유 없이 깔깔대느라 생일이고 뭐고 다 까먹어 버린 기억이 있다.


어디면 어떠랴 즐거우면 되지. 이젠 생일이 오는 것이 무서울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해마다 생일을 맞이하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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