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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y 20. 2023

55.Appreciation

세상에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다.

시카고에서 시애틀을 가는 길이었다. 브루스 윌리스를 닮은 잘생긴 중년 남자가 칵테일을 주문을 한다. 주변의 잘생긴 친구들도 같이 한잔씩 사주어서 뭘 하시는 분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분은 헬기 조종사이다. 정말 무슨 액션 영화에서 나올법한 멋있는 아저씨이다. 알고 봤더니 의료 헬기조종사들이다. 시카고에서 일을 하고 시애틀로 다시 일을 하러 가는 중이라고 한다.


동료들도 다 같이 조종사들이고 여러 나라와 도시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조종사 들이다. 생김새와 비슷하게 그 아저씨는 인디애나 존슨 같이 모험을 좋아하는 남자다. 아마존 정글을 보트를 타고 지나가면서 경험했던 무서운 이야기도 들려주고, 레이싱도 즐기고, 위험한 헬기 조종사도 하면서 모험을 즐기는 남자다. 혹시 결혼했어요? 했더니, 피식 웃으며 결혼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자기는 나쁜 남자야 라고 하는데 승무원들이 다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의식 중 끄덕이는 우리를 보며 다 같이 한바탕 웃었다. 우린 모험을 좋아하는 나쁜 남자들의 유쾌한 입담으로 3시간 조금  넘는 비행을 즐겁게 보내게 되었다.  그 유쾌한 남자는 우리에게 너무나 즐거운 비행을 하게 되었다고 저녁을 사주고 싶은데 동료와 같이 있어 그렇수 없다며 $100을 주면서 같이 저녁을 사 먹으라고 건네준다.


우린 한사코 거절했지만,  나쁜 남자의 호의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승무원들은 팁을 받지 않는다. 다만, 이런 분들의 호의를 무시를 하면 그것도 불편하다. 의외로 승객들은 승무원들에게 관대하다.


한 남자 승객이 화장실을  갈 수 있냐고 묻는다. 안전벨트 신호가 아직 있어 조금 기다리시라고 했는데,  이분은 내 말을 너무 잘 들어 오줌보가 터질 지경까지 기다리다 옆에 앉아 있는 부인이 남편이화장실이 급한 데 갈 수 있겠냐고 다시 물었다. 농담으로  조용히 그분께 혹시 엄마의 허락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급하시니 그냥 알아서 가시라고 했더니 그제야 눈치를 알아채고 깔깔 웃으시며 급하게 가신다. 칵테일을 더 시키는데 승무원말을 너무 잘 지키셔서 내가 한잔 사겠다고 했더니 좋아하신다. 어딜 가냐고 했더니, 딸의 대학교 졸업식을 간다고 한다. 조그만 선물을 싸서 드렸다. 호텔 가서 드시라고.....


 부인께서 나에게 줄 게 있다며 뭔가를 건넨다. 무엇인가 펼쳐 보았더니 별다방 커피 카드와 예쁜 레깅스 바지를 주신다. 너무 예쁘서 이런 좋은걸 왜 주시냐고 했더니, 부인께서 옷가게를 하는데 레깅스를 딸 친구들에게 나눠주려고 여유 있게 가져가는데  꼭 주고 싶다고 한다.  그 레깅스는 오랫동안 내가 좋아하는 옷이 되었다.


할머니 승객분께서 예쁜 뜨개질을 하고 계셨다. 색깔이 너무 예뻐서 뭘 뜨시냐고 했더니 모자를 뜨신다고 비행기를 타면 지루하니 그렇게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금세 간다고 한다. 너무 예쁘다고 내가 얼마나 바느질을  제일 싫어하는지 그런 손재주가 없다고 불평하며 기내 서비스를 마치고 착륙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할머니 분께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무슨 필요하신 거 있냐고 물었더니, 뜨개질을 마쳤다며 내게 그 빵모자를 주신다.  정말? 이걸 주시냐고 했더니, 할머니는 그런 모자는 금세 또 뜨면 된다고 내게 주시고 내리셨다. 그 모자는 남편의 실수로 세탁기에 들어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 모자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내 머리가 작아질까나? 아님 손자 손녀의 머리에?


8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부모님과 첫 비행을 한다고 신나게 탑승을 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승무원을 보니 조금은 겁이 난 표정을 보인다. 엄마는.  아이가 첫 비행기를 타는데 어느 좌석이 좋을지 묻는다. 난 창문가를 안내해 주고, 간식거리를 미리 주고 아이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아이는 착륙직전 내게 조그만 카드를 건넨다. 그 카드에는 "You made my day"라고  적혀있고 아이가 예쁜 승무원 얼굴을 그렸는데, 나를 가리키며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다. 눈물이 핑! 돌지경으로 감동스러웠다.


쵸코렛, 도넛, 그리고 간식거리등 많은 분들께 많은 것을 선물로 받았다. 세상은 아직 나누는 정이 있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쳐도 우린 그렇게 공감대를 누린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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