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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Jul 07. 2023

56. Flight crew packing list 1

걸어 다니는 창고

승무원들은 여행을 할 때 필수품이 뭘까? 승무원생황을 최대한 10년 이상을 한 사람이면 그동안 가방정리를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처음 승무원을 할 때는 도무지 무엇을 싸야 할지 몰라 대충 내가 배낭여행을 하던 버릇으로 싸기도 했다. 알고 보면 승무원 가방을 싸는 것을 보면 그들의 성격도 잘 알 수 있다.


어떤 승무원은 머리스티일을 중요시하여 머리에 쓰는 영양제며 샴푸까지 가지각색으로 싸고 다니거나, 또 어떤 사람은 슈트케잇 끌고 다니기 싫어서 배낭을 메고 다노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음악을 좋아하거나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악기나 운동화 또는 테니스 라켓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한 기장은 접이 자전거를 들고 다니기도 했다.


같은 도시나 나라를 여러 번 다녀온 항공사 직원들은 이쯤 되면 취미 생활이나 친구 또는 친지를 만나러 가느라 굳이 이것저것 다 싸들도 다니지 않아도 된다. 미국은 특히 각자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있다.


내 가방에는 뭐가 있는지 대충 용도와 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난 최대한 무게에 예민하다. 얼마 전 7년 차 친구가 요즘에 어깨와 팔목이 아프다고 불평을 한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조언을 했다. 10년이 지나고 나면 온몸이 반응을 한다고. 가방 싸는 것과 도시락까지 세심하게 잘 무게를 따져서 싸야 한다고 했다. 다시 재점검이 필요한 시간이다.


승무원들은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딱히 따듯한 음식들을 바로바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없다. 그래서 음식이나 간식거리를 조금씩 싸가지고 가야 하는데, 부피와 무게를 잘 고려를 해야 하고 되도록이면 너무 짜거나 너무 달거나 하는 간식을 피해야 한다. 기장들이나 승무원들이 고혈압이나 당뇨나 암 환자가 많은 것도 다 직업병이 일부의 원인이다. 그렇다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다 쌀수도 없는 것이다. 국제선이나 하와이 같은 곳을 가면 그런  음식들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런 음식들은 빨리 상하기도 하고 혹여나 식중독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여 식단을 잘 짜서 도시락을 싸야 한다.


보통 찬 음식을 싫어하는 나는 첫날 비행을 할 때 먹을 수 있게 한 끼는 따듯한 음식으로 싼다. 그리고 저녁에 호텔에 가서 저녁을 대충 사 먹는다. 가끔 호텔을 너무 늦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냉동 음식을 하나 더 싼다. 다음날은 보통 아침을 방에서 커피랑 오트밀, 요구르트로 떄우고, 주변에 산책을 돌며 가게를 들려 샐러드나 점심을 사서 간다. 아몬드 같은 주전부리를 많이 싸고 현지에서 사과나 바바나정도 하나씩 사 먹기도 하고, 많은 차 종류를 가지고 다닌다.


내 가방은 일반 승무원 가방보단 조금 작다. 평상시 많이 싸들고 다니지도 않지만, 무게에 민감하여 최대한 가볍게 다닌 것이 내 철칙이다.  몇 년 전부터 사이즈마다 다르게 액세서리며 옷들을 따로 넣을 수 있는 큐빅이 생겨서 짐 싸기도 편하고 물건 찾기도 많이 좋아졌다.


일단 화장품 가방, 최대한 일회용 용기를 많이 사용한다. 가장 기본인 얼굴 크림과 눈크림은 필수이다. 비행을 많이 하다 보면 피부가 건조해진다. 그래서 평상시 비행을 하지 않는 날에는 자주 쓰지는 않지만 비행을 할 때는 최대한 무거운 오일크림을 자기 전 듬뿍 바르고 잔다. 얼굴 마스크도 두세 장은 꼭 가방에 넣는다.


색조 화장은 전혀 하지 않는다. 빨간색 립스틱은

필수.  성격이 급해서 색조 화장까지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도 없을뿐더러 화장을 지우는 시간과 하루 10시간 비행을 하고 나면 그 색조화장이 무당귀신같이 내려오기 때문에 피하는 편이다.


아침 새벽에 비행을 나갈 때면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까지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으면 나로선 기적이다. 최대한 미니밀리스트한 화장을 하되 립스틱을 빨간색으로 하면 모든 집중이 그곳에 쏠려 그래도 볼만하다.


화장을 지우는 것에 민감하니 비누를 쓰지 않는다. 오일베이스를 쓰고 되도록이면 건조함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대충 내 화장품 가방의 크기가 짐작이 갈 것이다. 아주 심플하다.


치약과 칫솔 같은 것과 기본 약품정도는 항상 슈트케이스에 남아있다.  승무원들은 많은 물건들이 일과 집과 나누어져 똑같은 상품을 두 개로 가지고 있는 것이 많다. 머리빗이나 머리끈은 필수이다. 집에서 뭐라도 없어지면 그냥 대충 나의 슈트케이스에서 짐을 꺼내 쓰다가 출근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걸어 다니는 나의 창고이다. 한 달을 슈트케이스에서 꺼내다  살다 보면 인생을 심플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호텔에서 쓰는 슬리퍼가 있다. 이건 필수다. 비행을 하고 나면 제일 하고 싶은 게 신발과 양말을  벗는 것인데 알다시피 호텔 바닥이 그리 깨끗하지는  않다.  슬리퍼는 씻을 수 있는 가벼운 면종류를 쓴다. 그래야지만 세탁도 자주 하고 깨끗한 내 발을 보호할 수 있다.


옷들은 아주 간단하다. 가장 부피가 작은 운동복 한벌, 돌돌 말아지는 가벼운 패딩이나 가벼운 바람막이 잠바. 여름 원피스 하나. 잠옷 한벌, 수영복 한벌 그리고 스카프, 부피가 작은 여름 스웨터. 속옷은 보통 3일 비행을 가면 5개 룰 챙겨간다. 승무원은 어제 어디에 갈지 알 수가 없다. 만약 뉴욕을 가려고 나왔다가 스케줄이 갑자기 변동이 돠어 플로리다 비치에  갈 수가 있다.

운동복은 상황에 따라 외출복도 된다. 원피스는 상황에 따라 저녁을 먹으러 갈 때 차려입게 보이눈 상황이 생긴다.


아무리 피곤해도 난 집에 오면 집 문 앞에서 옷을 벗고 가방을 열어 바로 세탁을 휜다. 세탁한 옷들은 바로 다시 슈트케이스로 들어간다. 밤늦게 들어오더라도 모든 세탁물운 바로 세탁기로 들어간다. 바퀴를 한 번씩 닦아준다. 나의 슈트케이스는 절대로 방에 놓지 않는다. 어쩌다 한 번씩 깨끗이 재정리를 하고 난 이후가 아니면 무조건 거실 귀퉁이애 둔다.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필수품들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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