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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Jun 13. 2023

현실

교육수료와 유예기간

승무원 교육을 수련하고 나면 각 비행도시로 발령이 난다.  미국은 워낙에 땅이 넓으니 근무지도 다양한 대도시로 가기 때문에 출퇴근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내가 뉴욕에 산다고 뉴욕으로 발령이 나는 것은 아니다. 각 항공사마다 필요한 도시에 승무원을 배치하기 때문에 정반대 서부 도시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엔 젤러스로 배정이 나면 그곳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비행을 해야 한다. 승무원들은 다른 항공사와 파터너십이 있어서 내가 근무하는 항공사 스케줄이 맞지 않으면 타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대기상태로 비행기로 통근을  해야 하는 고초가 있다.


난 운 좋게 입사하자마자 캘리포니아에 배정이 되었지만, 볼티모어나 시카고 또는 올랜도로 정반대로 가게 된 승무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야 한 상황이 생겼다. 대체로 배이스를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서 기다리고 바꿀 수가 있는데, 때론 운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


승무원들이 교육을 마쳤다고 다들 안심하면 안 된다. 보통 6개월의 유예기간을 받는다. 그 6개월동안  안전 실수나 승객들 불평을 듣거나 다른 동료들에게 핀잔을 자주 듣다 보면 다시 해고를 당한다. 일종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안전에 신경 쓰며 친절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첫 6개월은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다. 단단히 마음먹고 이 일을 시작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고 동료들과 잘 지내다 보면 친구도 사귀고 많은 도움을 얻어가면서 점차 시스템에 익숙해지다 보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직업이 된다.


단, 식구들의 도움이 굉장히 필수이다. 처음에는 집을 자주 비우는 스케줄이 많고 대기 상태의 스케줄이 많으니 혹여나 아이들이 있거나 싱글이 아닌 사람들은 파트너의 이해심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외외로 어린아이들은 금세 익숙해진다.  어른인 배우자들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또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새벽에 비행이 있으면 그전 날밤 미리 베이스로 와서 사비로 호텔을 구하거나 좀 더 저렴하게 다른 동료들과 crash pad라는 방을 구해서 여러 명과 방 하나를 번갈아 가며 쓰는 방식으로 생활을 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시간들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6개월이 지나고 요령이 생기면 10년이고 20년이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까나?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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