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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Feb 21. 2023

13.흑인청년과 신부님의 만남

Racist

힙합 스타를 연상시키는 잘생긴 젊은 흑인 남자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온다.


그는 분명 뒷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굳이 앞에서 있는 나한테 뭐 하러 오는 걸까? 표정이 몹시 불쾌하고 고개를 돌리면서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한다.


Him: “ I don’t want to have a bad day. This guy completely ruined my day.” ( 저기 남자가 오늘 완전 내 기분을 망쳤어)?


Me: what do you mean? Can you explain it to me better? ( 좌송하지만 자세히 설명해줄래?)


Him: He is a racist. I am telling you. He is fucking racist ( 저 남자 인정차별 주의자야. 개자식야)


인종차별이라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난 상황이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는 걸 직감했다.


나도 모르게 맨 앞줄에 조용히 성경책을 읽고 있는 흑인 신부님을 힐끔 쳐다보았다. 제발? 나 좀 도와주세요??! 그는 들은 척도 안 하고 그냥 성경책만 들여다보신다.  제발 신이 약한 자들을 도와주라고 안 하시나요? 나의 간절한 눈길이 통하지 않았다.


신부님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난 일단 그 젊은 흑인 청년을  신부님 옆에 앉으라고 권유했다. 이 시점에 모든 승객들의 눈이 우리에게 쏠리니 이 상황을 어떻게든 진정시켜야 했다.


그는 다행히 내 말을 듣고 좌석에 앉았다. 휴! 인종차별의 시작은 이 청년이 화장실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이 드신 백인 할아버지가 나오면서 그에게 ” Negro”라는 단어를 쓰면서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고 호통을 한 것이다. 그 청년은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전에 기다리던 다른 사람이 그랬는데 우연히 그가 서있으면서 오해를 산거다. 문제는 그 단어가 문제다. 노예시절 많은 백인농장 주인들은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나는 무릎을 꿇고 그의 시각보다 낮은 곳에서 진정시키고 싶었다. 때론 아래를 보는 시선이 사람을 진정시킨다. 내가 그를 위로 쳐다보면서 대화를 시도했다면 그는 아마도 여전히 기분이 진정이 안될 가능성도 크다.


Him: I had such a good day until I got on the plane. He ruined my day. I am so mad and frustrated.

( 오늘  비행기 타기 전까진 기분이 좋은 날이었는데 , 너무 화가 나고 짜증스럽다)


Me: Sir, I understand how you feel. I experience this feeling of being ignored or disrespected by others. However, they don’t decide my day, sad or happy. I decide it myself. It’s all up to you. Don’t let him get you. Don’t let that person takes over your life. Don’t build hate and anger on yourself because they do not control your mind. ( 어떤 기분인지 충분히 해야 간다. 나도 가끔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하지만 그들이 내 기분을 결정할 수는 없어. 그  사람들은 나의 마음을 조종할 수 없어. 나 스스로가 내 감정을 다스려. 그들은 나의 마음에 근접할 수 없어)


Him: you are right! He can’t do any shit to me!

( 네 말이 맞아! 그 인간은 절대 나한테 아무 짓을 못해)


Me: Yes! You are going to have a great day today! It’s your day, and you are in control.

(오늘도 즐거운 날이 될 거야! 즐거운 날이 될 수 있어!)


그는 나에게 감사하다며 크게 팔 벌려 안아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무것도 도와주지 안 않던 그 신부님이 조용히 성경책을 덮으시면서 나에게 엄지 손가락을 내미신다.


왜 도와주지 않았냐고? 성경 말씀이라도 좀 사용하셔서 도와주면 얼마나 좋았냐고 농담을 했다. 사실은 그 신부님이 그 좌석에 계신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을 주신 것이다.  나에게 보이지 않는 손으로 등을 떠밀어 그 청년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라고 하신 것 같았다. 나도 가끔은 이런 인종차별을 느끼니까? 사람이라면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다 듣고 있었다고, 그 청년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해도  갔지만 조언을 잘해주고 있어서 굳이 자기가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난 그렇게 내가 당한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무의식에 내 마음도 치유가 되고 좋은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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