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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Sep 21. 2023

동지애

글로벌

프랑크푸르트에서 드셀두르프로 가는 비행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독일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으니 그래도 믿어보고 스탠바이 티켓을 타고 친구집을 멀리 방문하는 거지만, 뭐 혼자 몸이니 비행기 못 타면 그 참에 프랑크푸르트에 들려 옛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면 되지. 단, 그냥 경유 가는 일이라 오랜 전 알게 된 그 친구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섭섭해할 것이다.


그런데 타 항공사 직원들이 우르르 몰리며 집에 가려는지 모두들 스탠바이다. 옆에 보니 젊은 승무원이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루프탄자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있다. 더 잘 알 것 같아 혹시 좌석이 여유분이 있니?라고 물었다.


“ 어디서 왔는데?”


“샌프란 시스코에서 왔어. 미국 항공사 ****에서 일을 하고 있어”


“ 어 나 그 항공사 무지 좋아하는데, 미국 가면 꼭 그 항공사를 이용하는데,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지상직원들도 참 좋아 “


” 어? 다행이다’


” 내가 지금. 체크해 볼게. 자석이 많으니 괜찮을 것 같아 “


고맙다. 이렇게 우린 유니폼을 입고 같은 업종을 한다는 동지애로 그렇게 도움을 받고 좌석을 받아 친구집에 잘 놀다 왔다. 며칠 전 베를린에 사는 친구가 드셀드루프로 이사를 간다고 놀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문득 그때의 타지의 동료? 가 떠올랐다.


한국을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타 항공사를 스탠바이 할 때는 승무원에게 줄 선물을 산다. 보통 마스크팩과 캔디 그리고 차종류를 가져다주면 꽤나 좋아한다.


만석이 아닌 경우가 드물기도 하지만, 가끔은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라도 해주면 참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깊은 잠에 잠들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톡톡 치며 깨운다.  눈을 깨니 승무원이 나에게 묵직한 가방을 건넨다. 이게 뭐예요?


비닐봉지를 여니 조그만 미니위스키 병들이. 가득 들어 있다. 보통 비즈니스에 쓰는 파우치를 주면 비행기에서 요긴하게 칫솔이랑 눈가리개와 귀마개를 사용할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이 술들은? 난 위스키도 못 마시는데? 하하하하하~! 농담


한국인 승무원이다. “ 가져가서 식구들이나 친척들 주세요. 아마도 좋아하실 거예요. “ 당연 나의 남동생은 웬 횡재야 하고 좋아라 했다.


낯선이 들에게 동지애를 느낄 때 참 이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의 동지들은 전 세계에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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