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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Nov 18. 2023

가을비

부대찌개

가을비가 드디어 온다. 남편은 한국인이 부대찌개를 왜 먹는지 이해 못 한다며  살면서 그렇게 무식한? 소리를 하더니 한번 먹어 보고 싶다고 난데없이 만들어 달라고 한다. 웬일? 스팸도 하나 있고 적당히 익힌 김치와 남은 소시지와 햄도 있다. 정말 몇 년 만에 제대로 먹어 보는 부대찌개?


날씨도 딱이고! 오클랜드에 있는 한국맥주 공장 도깨비어! 남편은 신나서 라면도? 하며 스쿠터를 타고 슝~ 가서 신라면을 사 온다. 뭔 일이여? 웬일??? 뒷마당에 남편은  포차를 차렸다. 한국인 포차 분위기를 무지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몇 년 전 포차텐트도 하나 사줬더니 비가 오면 감성을 찾는다고 텐트도 치고 난로를 피운다. 그렇게 제2의 고향이 그리웠나 보다. 의외로 참 맛있다며 캠핑 갈 때 꼭 해 먹어야 한다며 좋아라 한다. 27년을 같이 살다 보니 이제 드디어 한국인맛에 점점 가까워진다. 평상시도 아침부터 라면을 챙겨 먹는 걸 보면….. 이젠 부대찌개로 등급이 올라갔다. 기특! 다음엔 곱창? 순대? 그건 한 10년 더 걸리려나?


오늘 첫째 딸이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다음 주 추수 감사절에 온다며 “ 엄마 나 꼬리곰탕이 먹고 싶다” 한다. 내가 뭔 기사식당 주방 아줌마인가? 요구사항이 참 가지각색이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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