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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Mar 12. 2023

1. Marisa

수류탄을 가지고 놀 던 여자

Austin, TX에 도착해서 닭다리 시켜놓고 맥주 한잔 하려고 앉아 있었다. 동료 친구는 원래 지상에서 근무하다 승무원이 된 Marisa이다.


Marisa는 괴짜다. 술이라도 먹고 잠을 자면 수갑을 채워 놓고 자야 할 정도로 몽롱병이 심해서 술은 삼가하는 친구이다.  동생부부랑같이 사는 그녀는 아래층에 산단고 한다.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니, 자기 얼굴 한쪽에 밥풀이 잔뜩 묻어 있더란다.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알고보니 밤에 위층에 올라가 동생 밥통을 열고 아마도 밥을 퍼먹었눈데 밥풀이 얼굴에 붙을정도로 개걸스럽게 먹었을거라고 한다. 각설이 상상이?


필리핀에서 자랐는데 아버지가 군인장교라 많은 무기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 보냈다. 정권이 바뀌면서 탈출하듯이 미국으로 올때 아쉬운 마음에 수류탄 껍데기를 기념품으로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다가 식구 전채가 낭패를 당할 뻔 했다. 상상을 초월한다. 싱글이라 연애사도 다양하다. 여기도 남자친구, 저기도 남자친구. 재미있는 친구다. 그녀는 그들을 “ My boo boo”라고 부른다.


그녀가 지상 근무 할 때 생긴 에피소드다.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하는 것에 항상 스트레스를 받을 때였다. 휠체어를 타고 온 할머니와 아들이 탑승을 하는데, 할머니가 잠이 깊이 들었는지 의식이 없어 좌석에 앉히기가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할머니를 깨우려고 하는 동료들을 만류하고, 아들과 같이 할머니를 번쩍 들어앉히고 안전벨트를 채워주고 승무원들에게 빨리 출발하라고 재촉을 했다. 그렇게 해서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했다.


문제는 비행기가 도착해서였다. 할머니의 의식이 여전히 없다는 것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승무원이 응급조치를 하려고 시도를 했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이미 사망상태였다.


Marisa는 사망한 할머니를 탑승시킨 것에 일주일치

월급정지 조치를 받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그런 그녀가 승무원을 하면서 생긴 상반된 에피소드다.  한 승객이 강아지를 데리고 탑승을 했다. 갑자기 승객이 흥분을 하면서 “ 내 강아지가 숨을 안 쉬어요” 하면서 통곡을 하더란다.


강아지는 Pug 종류에 덩치가 무지크고 살이 통통하게 붙은 개였다. 주인은 잠시 긴 여행을 가는 바람에 강아지를 친정 엄마에게 맡겼는데, 다시 집으로 데라고 가는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Marisa는 CPR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승무원에게 산소통을 가져오라고 했단다. 문제는 우린 동물에게 그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는다. 다른 동료는 얼떨결에 그녀의 지시룰 따랐고, 그 승객은 더 짠하게 울면서 “My baby, my baby” 하며 통곡을 했단다. 강아지가 불불쌍하지만, 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Marisa의 표정과 행동이 자꾸만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강아지는의식을  찾지 못했다. 다만, 그 승객은 Marisa의 도움에 감동을 받아 회사에 긴 장문의 편지를 썼단다. Marisa는 이달의 승무원으로 당첨되어 회사에서 거의 천불에 가까운 상금을 탔다.


승무원  오피스 시트콤 스토리는 이제 시작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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