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푸념.
얼마 전, TV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전직 아나운서 이금희 씨가 출연한 것을 보았다.
"TMI(Too much information)는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친밀감을 높여 줍니다"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이금희 씨는 이런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출연자들에게 각자 자신에 대한 쓸모없는 이야기를 한, 두 가지 해보라고 권했다.
출연자들이 그에 호응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자 질문이 늘고 폭소하며 분위기는 더욱 즐겁게 바뀌었다.
사람과의 관계는 작고 쓸데없는 잡담이
쌓여 편안해진다며 모두 이금희 씨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나이가 드니,
친분이 깊지 않은 사람은 물론이고 하물며 오랜 친구를 만나고 온 날도 생각이 많아진다.
TMI를 많이 뱉은 날도, 혹은 들은 날도...
쓸데없는 말로 괜한 위화감을 조성했나 하는 염려도 들고, 아는 척하며 조언을 한 것 같기도 하다.
또한, 분위기 좋게 하려고 웃자고 실수담을 털어놓은 것이 자신을 초라하게 한 것 같은 마음도 든다.
이래저래 찜찜하고 격 없이 행동한 것 같은 느낌이다.
생각은 점점 많아지고, 며칠 머릿속이 복잡하다가 말수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수렴된다.
'묵언수행'이라는 작심 3일의 카드도
꺼내보며...
나이 듦은,
나이의 숫자가 늘어가는 만큼
삼가야 할 것의 숫자도 느는 듯하다.
격조 있게 나이 듦은 쉽지 않다.
*그림 ; 마리 로랑생 <샤넬의 초상>.
샤넬은 이 초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끝까지 구입을
거부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