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시작과 예기치 않은 시련
제가 처음으로 해외 취업에 성공한 나라는 싱가포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부끄럽게도, 그 당시 저는 싱가포르가 어디에 위치한지도 몰랐습니다.
20대 후반에 운명처럼 만난 남편과 결혼한 후, 작은 짐가방 하나를 들고 이민 아닌 이민을 떠난 곳이 바로 싱가포르였습니다. 남편이 싱가포르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싱가포르에 살게 될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요? 남편을 만나기 전, 한국지사에서 일하던 시절, 아시아 본사에서 마케팅 프로젝트를 맡을 직원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전역에 문의했지만, 타임라인이 촉박하여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당시 1년 차 신입사원이었던 저는 용기를 내어 "제가 할 수 있습니다!"라며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정까지 야근하며 독일 본사와 외부 업체 대표님과 함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 프로젝트 덕분에 'MJ'라는 이름이 아시아 본사에 알려졌고, 결혼 후 취업할 때, 한국지사 대표님께서 싱가포르 지사 대표님께 "우리 에이스"라고 추천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싱가포르 지사로의 이직이 가능했습니다.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저의 첫 해외 직장 생활.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저의 'Can do!' 정신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날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꺄아악!"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TV룸 장면에서 방사선을 맞아 아주 작게 변한 아이가 나오는데, 싱가포르에서 저를 식겁하게 만든 것은 마치 방사선을 맞아 커진 것처럼 거대한 달팽이, 도마뱀, 그리고 아주 커다란 바퀴벌레들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싱가포르는 깨끗한 나라였지만, 서울에서 자란 저에게 이런 생명체들은 너무나 생경했고, 처음에는 큰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그제야 제가 동남아시아에서 살게 되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여러분도 해외에 거주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도전이나 놀라운 경험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