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질

가까워지는 신호

by 에메

이번 학기는 어쩌다 보니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으로 구성된 반을 맡게 되었다.


참 이 친구들,
많이도 이른다.


“Teacher~” 하면서
사소한 일도 나에게 달려와 고자질을 한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절친이었는데
갑자기 적이 되어 상대를 이른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맞다.
관심 안에 있으면
칭찬할 것도,
고자질할 것도 많아진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그 마음을 곧장 표현한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그 솔직함을 잃어버린다.
때로는 감정을 숨기고,
때로는 관계를 계산하며,
때로는 관심을 받기 위해서조차
스스로를 꾸며낸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보여주고,
그 순간의 기쁨과 서운함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인간관계는 하나의 선처럼 이어진다.
그 선이 가까워질수록 서로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그 단점을 덮어주며 관계를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드러내며 거리를 두게 될 것인지.


문제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해결하지 못해 멀어질 수도 있다.
결국 관계는 선택의 연속 속에서 깊어지거나 희미해진다.

내일도 아이들은 또 많이 이르고,
서로를 고자질하며 나에게 달려올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그 순간 또한 그들이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 역사적인 순간에 내가 함께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참 좋은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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