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 16
오늘 아침, 문득 가족이란 서로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모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딸이 이번 토요일에 운전면허 시험을 본다고 했다.
내가 면허를 딸 때는 학원에서 충분히 연습할 시간이 있었는데,
딸은 이틀 나가고 바로 시험을 본다고 한다.
걱정이 될 법도 한데,
딸은 오히려 담담하게
“운전은 메커니즘이야”
라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자전거를 가르칠 때도
둘째보다 훨씬 힘들었던 아이였는데,
이렇게 담담한 태도를 보이니 의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운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아이가
고작 네 시간 연습으로 기능 시험을 본다니,
마음이 불안해진다.
아침 식탁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자,
외할머니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본다.
시험 일정, 준비 과정, 합격률까지 꼼꼼히 검색하며 알려주신다.
외할아버지는 아는 분을 통해 시험장 관계자와 연결해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두 분 모두 손주가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 주시는 모습이 참 따뜻하다.
내가 라이딩을 해줄 때
운전하는 것을 관심 있게 보는 둘째 딸은
" 언니, 운전은 순발력이야. 그리고 정신 바짝 차리고 감으로 해야 하는 것 같아. "
라고 나름 조언을 해준다.
그런데 딸은
“그냥 매뉴얼이야. 아무도 신경 쓰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라며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내가
“엄마 차로 길에 차 없을 때 조금 해볼까?”라고 제안했더니,
곧바로 “그럼 무면허잖아”라며 단호하게 거절한다.
나는 이 상황이 참 재미있다.
운전면허 하나를 두고 가족 모두가 걱정하고,
도와주려 애쓰는 모습이 말이다.
가족이라는 게
사실 함께 살다 보면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미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가지 일이 생기면 똘똘 뭉쳐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바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