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17
2월은 학원에서 가장 바쁜 달이다.
새 학기를 준비하고,
신입생을 맞이하며,
나에게는 3월부터 시작될 입시의 씨앗들을 관리해야 하는 희망차고 분주한 시기다.
이번 주에는 회의가 두 번이나 있다.
사람들은 회의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나는 회의가 좋다.
승무원 시절의 브리핑, 그리고 10여 년의 주부 생활 동안
회의는 내 일상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학원에 들어와 처음 전체 회의를 했을 때,
나는 너무 즐거웠다.
오늘 내가 참여한 회의는 운영자 회의였다.
학원의 60여 명의 선생님 중 단 네 명만 들어오는 자리라서,
선택받은 느낌이 들어 좋다.
회의가 끝나면 갈팡질팡하던 마음이 정리되고,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긴다.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기고,
일에 대한 방향도 잡힌다.
오늘 회의에서는 의견을 모으는 시간이 있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문제를 넣으면 답이 딱 나오는 AI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답변을 하고 싶은데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것을 말로 멋지게 표현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회의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결국 경험이라는 것을.
입시를 수년간 해오면서 쌓인 노하우가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회의 시간에 나름 있으나 마나 한 존재는 되지 않게 도와주었다.
그래서 자리로 돌아와 회의를 잘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회의에서는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준비였다.
회의 안건을 미리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는 습관은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경험을 정리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결했다”는 구체적인 사례는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줄 것 같다.
회의는 답을 내는 자리만은 아니다.
때로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회의를 풍성하게 만든다.
적절한 질문은 회의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 것이다.
질문은 논의를 확장시키고, 서로의 생각을 더 깊게 끌어내는 힘을 가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표현이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길게 풀어내기보다 핵심을 간결하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핵심을 밝히고, 근거를 덧붙이며, 기대 효과를 제시하는 구조는 상대에게 명확하게 다가간다.
마지막으로, 회의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회의는 경쟁의 자리가 아니라 협력의 자리다.
“내가 답을 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내 경험을 나누고 함께 답을 찾는다”는 태도로 임할 때,
회의는 훨씬 편안해지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결국 회의는 나를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경험을 빛나게 하는 무대였다.
준비된 마음과 정리된 생각,
그리고 협력하려는 태도가 있을 때,
회의는 단순한 업무 절차를 넘어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된다.
아! 회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