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드러내는 순간, 버티는 품격

by 에메


어제 열린 회의에서 세 분의 교수부장들이 모여 신임 교사의 수업 영상을 함께 보고 평가하는 자리가 있었다.


우리 학원의 특성상, 신임 교사라고 하더라도

경력이 화려하다.

모두들 사연을 가지고 학원에 들어오는 경우들이 많다 보니

이런 평가 자리가 좀 미안하기도 하고 오히려 배울 점도 있다.

나는 신임 교사가 영어 실력은 충분히 갖추었지만, 학원의 특성상 인수인계를 충분히 받지 않은 시간을 고려해 봤는데, 짧은 영상 속에서 학생들과의 호흡까지 담아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다른 부장님들도 각자의 의견을 내셨는데..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한 분은 본인이 얼마나 수업을 잘하는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셨다.

물론 수업을 잘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굳이 " 저는 이렇게 하고요. 이렇게 하면 어떻게 아이들이 반응하고요. 어머님들이 좋아하고요.."


또 다른 분은 “ 저 선생님께 이 부분은 제가 이렇게 지도했습니다. 아 그것도 말씀드렸는데..”라고 담담히 말씀하셨다.

이 부분은 나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긴 했다.

내가 전담으로 교육을 맡을 때, 내가 전달했음에도 신임 선생님이 그 부분을 빼먹으면 혹시라도 내가 잘 못 전달 한 것으로 보일까? 나의 변을 내세우기 급급하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관리자의 자리는 냉정한 평가가 요구되는 자리지만, 굳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는 하되, 나의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할까..

오히려 담백한 태도가 더 품위 있어 보이지는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 한다.

나를 알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을 잘 버티면 더 나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말 같지만 항상 그 결은 다르다.

어떤 말은 자기 과시가 되고,

어떤 말은 자신의 역할을 드러낸다.


나 역시 늘 조심스럽다.

영상 속 몇 분의 장면이 그 사람의 수업 전체를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부분은 있고,

나 또한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만약 그것이 수업 태도나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도구 활용이나 기술적 측면의 문제라면 오히려 그 선생님에게 발전 가능성은 더 크지 않을까. 그런 경우에는 평가보다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힘을 주고 싶다.


회의는 끝났지만,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오래 남았다.
사람의 품격은 어쩌면 말을 많이 하는 데 있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말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 필요를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을까?


말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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