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셨다.
이유는 어린 나에게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순간은 우리 가족의 삶을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아직 젊었던 엄마는
그래봤자 20대 중반이나 됐을까?
그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아빠에게 다른 회사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대신,
작게라도 우리 일을 해보자고, 함께 길을 만들어가자고 아빠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두 분은 작은 가게를 열었다.
아빠가 시작한 일이었지만,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엄마는 경리 일을 맡았다.
아침마다 아빠는 가게로 향했고, 엄마는 집안일을 대충 마무리한 뒤 도시락을 싸서 나와 오빠를 데리고 아빠의 가게로 갔다.
작은 가게 안은 늘 놀거리로 가득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고무줄놀이를 하고
엄마와 끝말잇기를 하며 오후를 보냈다.
지루해하는 나를 위해
아빠는 가끔
트럭 옆자리에 태워 거래처를 함께 다니셨다.
그 길에서 사주신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어린 나에게 세상 가장 큰 선물이자 행복이었다.
그때는 그 아이스크림이 어찌나 맛있었는지
세월은 흘러,
지금의 아빠는 말귀를 빨리 알아듣지 못하시고,
엄마는 본인 말씀만 이어가실 때가 많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하지만 문득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면,
그 시절의 아이스크림이 떠오른다.
아빠의 트럭 옆자리,
엄마의 도시락,
작은 가게 안의 웃음소리.
그 기억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나를 만든 뿌리이며,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따뜻한 시간이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아이가 되어,
두 분의 젊은 날과 작은 가게의 오후를 다시 살아낸다.
삶은 늘 변하고,
사람은 늙어가지만,
기억 속의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같은 맛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그것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며,
그 힘으로 나는 하루하루를 잘 이겨낸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가장 소박하고도 위대한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