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자유

by 에메

아이를 낳는 순간,

나의 모든 자유는 사라졌다.

하루의 시간은 아이에게 맞춰 흘렀고,

나의 욕망과 선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삶에 익숙해졌다.

그러다 엄마가 잠깐 아이들을 봐주는 몇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자유였다.

그 몇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자라 고등학교, 대학교 기숙사로 떠났다.

그래도 주말이면 둘 중 한 명, 혹은 둘 다 집에 돌아와 집안은 다시 아이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그런데 이번 주말은 처음으로 둘 다 집에 오지 않는다.

큰 딸은 약속이 많다며

“담주에 꼭 갈게”

라고 했고,

둘째 딸은 대회 준비로 나오지 못한다 했다.


나는 질척이며 물었다.

“잠깐이라도 들르지 않을래?”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단호했다.

아이들은 이미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살면서 그렇게 그리던 자유였다.

아이들이 없는 집,

오롯이 나만의 시간.

그런데 막상 그 자유가 찾아오니 즐기지 못한다.

오히려 허전함과 그리움이 밀려온다.

그토록 원했던 자유가 사실은 내가 진정으로 그리워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자유란 결국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내가 어떻게 마음을 쓰느냐에 달려 있었다.

아이들이 곁에 없다는 사실은 나를 비워내지만,

그 빈자리가 곧 새로운 자유의 모양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그 자유를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씩 배워가야 한다.


아이들이 떠난 집은 고요하다.

그러나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있다.

자유와 그리움이 교차하는 이 순간,

그것이 어쩌면 부모로서 맞이하는 또 하나의 성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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