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감정을 쏟아내고 싶어 할까.
지난 주말, 아빠와 외출을 다녀온 엄마의 표정이 어딘가 낯설었다.
아빠는 다시 다른 외출을 하셨고,
엄마는 괜스레 나에게 짜증을 내셨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다행히 주말의 나는 마음이 비교적 평온한 편이었다.
엄마도 날카롭고 나도 날카로운 아주 드문 순간에는 결국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엄마가 눈감아 주시기도 하고,
잘 지내는 나에게 감정을 표출하시기도 한다.
어찌 보면 산다는 것은 서로 주고받는 제로섬의 균형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 기쁨과 슬픔, 불안과 분노는 결국 흘러나올 길을 찾는다.
그것은 약함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고,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감정을 무조건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품어야 할 때와 흘려보내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안다.
성숙함은 감정을 숨기는 데 있지 않고, 감정을 다루는 지혜에 있다.
모든 것은 찰나다.
눈부신 행복도,
깊은 슬픔도
결국은 지나간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그 흐름을 바라보고,
흘러가는 강물처럼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감정은 붙잡을수록 무겁고,
흘려보낼수록 가벼워진다.
그래서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감정을 쏟아내는 순간에도,
그것을 다스리는 순간에도,
결국은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잘 산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삶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삶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쏟아내고,
또 다스리며,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숙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살아가며 배워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