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의 응원은 닿지 않는다

by 에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흔들린다.


기분은 오르락내리락, 생각은 이리저리 흩어진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잡아주는 건

다름 아닌, 글쓰기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내 안의 소란이 잠시 멈춘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마음을 실으면

흐트러졌던 감정들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간다.


오늘은 수영장에서
선생님이 말했다.


“다리를 크게 차 보세요.”

나는 정말 크게,
아주 크게 다리를 뻗었다.

허벅지 근육이 알싸하게 당기고
그 감각이 묘하게 기분 좋았다.
몸이 살아 있다는 느낌,
내가 나를 움직이고 있다는 실감.


그 순간,
어떤 기운이 스며들듯

자꾸만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왜일까.
지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지금이 불만족스러운 것도 아닌데,
왜 자꾸 과거가 떠오를까.


사실, 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조금은 단단해졌고,
조금은 여유로워졌고,
조금은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기억들이 자꾸만 문을 두드린다.


즐거웠지만,
그 즐거움을 몰랐던 시간들.
그때만이 가질 수 있었던
그 순간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들을 살아냈다는 것 자체가
참 고마운 일이었다.

그건 분명,
내 인생의 행운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

이제 나의 응원은 닿지 않는다.


나는 지금,
새로운 힘을 찾아야 한다.

지치지 않는 나만의 힘을.
그리고 그 힘은,
아마도 다시 쓰는 이 글 속에
조금씩 깃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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