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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혜 Mar 10. 2019

우먼카인드 vol.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여성의 언어로 지구와 미래를 말하다.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다. 


원더키드의 해 2020년을 바라보는 시대에도 여성의 언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20세기와 비교하면 정치, 사회, 과학, 문화적으로 인류는 엄청난 진보를 이루었지만, 그 안에서 여성이 가진 목소리의 크기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여성의 목소리는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로 다뤄지거나 소비를 부추기는 목소리로 다뤄진다. 묵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주체는 아직도 남성이 압도적이며, 여성의 목소리는 그 보조로서 존재한다. 21세기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의 뉴스 메인 앵커 중에 남성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우먼카인드》는 문학, 철학, 역사, 사회학, 심리학 등 여성의 목소리가 가려진 영역에서 여성과 결합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잡지다. 매호 4~5개의 주제를 다루며, 'we are womankind'에서는 매호 한 국가를 선정해 그곳의 이야기를 담는다. 탄자니아와 티베트, 아이슬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전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지면을 통해 세계 여성의 연대를 만들어낸다. 


《우먼카인드》에는 여성 예술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매호 주제에 맞는 심도 깊은 인터뷰와 칼럼은 성별에 관계없이 깊은 인사이트를 선물한다. 




여섯 번째,《우먼카인드》: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우먼카인드 6호》의 주제는 인류세에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여성, 그리고 지구를 넘어 화성으로 떠나는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 별개로 분리한 비공식적인 지질시대의 개념이다.핵실험에서 생성된 동위원소, 플라스틱, 온실가스, 멸종의 가속화 등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토양과 대기, 바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상성'을 유지하던 자연은 '인류'의 출현으로 조금씩 균형이 무너졌고, 이제 그 불균형은 인간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 인간은 매년 3억㎥ 의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콘크리트는 지금껏 사용한 양의 절반가량을 근 20년 간 생산됐으며, 20세기 이후 종의 멸종 속도가 자연상태보다 100배 빠르게 나타났다.

(출처 : 인간이 만든 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 공식화하나, 경향신문, 2016.1.8, 주영재 기자)



Vol. 6: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4 Editor’s letter

10 News From Nowhere

18 column 가능성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24 ecology 이게 바로 지구야

32 anthropocene 인류세를 살아가는 나의 여정

42 photography 자연이 우리의 삶인 것처럼

44 environment 기후변화를 막는 여성들

60 ecofeminism 편리함을 불편해하는 마음이 시작이다

66 art 지구라는 우주선

78 astronomy 미래에는 어떤 하늘을 보게 될까

92 science 우주비행사로 산다는 것

98 astrophysics 인공위성을 만듭니다

108 adventure 모험의 극한으로

120 psychology 뇌 속 행복 화학물질


womankind’s challenge

128 미래를 꿈꾸다

130 미래로 나아가는 생각

132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매일의 실천


we are womankind: Mars

140 voice 화성에서 온 편지

150 space 화성이 미래의 집이 될 수 있을까

158 aliens 외계인은 있다 없다


166 Books

170 Poet


-


과학과 환경 전문기자 가이아 빈스Gaia Vince는 2년 6개월 동안 40여 개국을 여행하며 인류세의 최전선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하고 인류세에 위기를 극복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난 이야기를 나눴다. '지구와 기후를 위한 여성행동 네트워크 Women't Earth and Climate Action Network(WECAN)' 설립자이자 의장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Osprey Orielle Lake의 인터뷰 '기후변화를 막는 여성들'에서는 약자를 향한 착취와 폭력의 고리를 끊고 환경 보호에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필요성을 강조한다. 환경운동가이자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인 이안소영은 차별과 배제 없는 사회 구축을 지향할 때 차별의 대상에 비인간-생명을 추가하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말하며 에코 페미니즘을 소개한다.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천체물리학자 리사 하비 스미스Lisa Harvey-Smith, 우주비행사 제니퍼 시디Jennifre Sidey와 천체물리학자 황정아 연구원의 인터뷰와 과학 저술가 로레타 브루닝의 칼럼을 통해 과학계에 여성의 선명한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다. 추리소설가 재클린 윈스피어는 자연과 맞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극한의 모험 앞에서 강인한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매호 탄자니아, 아이슬란드 등 한 국가를 선정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는 We are Woman Kind는 이번에는 화성으로 갔다. 인류 최초로 화성에 거주 지역을 건설하는 네덜란드 마스 원 Mars One 프로젝트에 최초의 인류로 선정된 여성 예비 화성인을 인터뷰했다. 




주체적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여성


《우먼카인드 6호》에서 인상적인 기사를 꼽자면, '지구와 기후를 위한 여성행동 네트워크 Women't Earth and Climate Action Network(WECAN)' 설립자이자 의장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Osprey Orielle Lake의 인터뷰다. 


여성은 기후 난민의 80퍼센트를 차지하며, 조사 결과 기후변화 때문에 삶의 터전을 옮겼다고 추정되는 인구 2,600만 명 가운데 2,000만 명 이상이 여성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가난한 사람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특히 취약한데,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15억 인구의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 50p, 기후변화를 막는 여성들, 환경운동가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 인터뷰 중


약자를 향한 폭력과 착취의 역사에서 약자에는 여성과 함께 지구도 포함 된다는 시선, 그렇기 때문에 지구와 여성을 향한 폭력의 역사를 끊는 것, 조화로운 삶을 구축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과 함께 지구의 영속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전달하는 그의 인터뷰는 나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한 번도 여성인권과 환경 보호를 동일선상에서 생각해본 적 없었다.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는 이런 나에게 여성 인권과 환경 보호를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했다. 무엇보다 선명하게 에코페미니즘의 개념과 필요성을 전달했다. 


인터뷰에는 환경 파괴로 인한 희생자로 남는 여성이 아닌, 주체적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여성의 실천적 운동이 더욱 상세하게 담겨 있다. 인터뷰를 읽다 보면 여성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공동체의 발전에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인류세에 여성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인류세에 지구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백하자면, '인류세'라는 단어를 《우먼카인드 6호》를 읽으며 처음 접했다. 또한, 인류세를 조사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아주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처음 생생하게 느낀 것이다. 


《우먼카인드 6호》에는 여러 기사를 통해 반복해서 말한다. 인류세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약자(지구와 빈곤한 여성을 포함한 소외된 인류)를 향한 폭력의 고리를 멈추고, 다시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거나 지구 밖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다니는 도전의 순간, 우주로 나아가는 것과 별개로 다시 지구를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까지 『우먼카인드 vol.6』는 다양한 각도에서 인류세에 지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우먼카인드 6호》를 읽고 나면 인류에세 지구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개인에서 확장된 시선으로 범지구적 현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의 한 줄


지금 당장 당신의 삶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중략) 당신 코앞에 놓였으며, 삶을 더 낫게 바꾸어줄 일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사고는 지금 살고 있는 삶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려 외치게 한다. 만약 지금이 딱 적당한 때이고 이것이 내가 가진 전부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 21p〈가능성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안토니아 케이스 『우먼카인드』호주판 편집장


나는 사회를 결속하고 다른 여성들(어머니, 할머니, 자매, 딸, 친구 등) 사이에 유대를 형성하는 존재, 아이를 양육하며 환경적 스트레스 속에서도 공동체를 강화하는 존재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환경 파괴에 따른 빈곤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보통 사회에서 소외되고 연약한 여성들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연재해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크며 식량과 물 부족에 더 큰 피해를 본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을 때 강인함과 인내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역시 여성들이었다. 

- 40p〈인류세를 살아가는 나의 여정〉가이아 빈스 (과학/환경 전문기자)


여러 국가에서 공직자로 선출된 여성은 환경과 사회 입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는 기후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이를테면, 130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의회 대표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높으면 국제 환경 협약을 비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 54p 〈기후변화를 막는 여성들〉환경운동가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 인터뷰


전 세계 여성들은 가족의 가치와 생활방식, 소비 습관의 방향을 바꾸며 사회 변화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상품 구매의 80퍼센트를 여성이 결정하고 신규 사업 창업자의 70퍼센트가 여성이라고 합니다. 여성의 이런 영향력은 친환경 재생 에너지와 지역 경제로 전환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 55p 〈기후변화를 막는 여성들〉환경운동가 오스프리 오리엘 레이크 인터뷰


오랜 세월,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를 생각할 때 여성을 떠올리지 않았어요. 

우리는 관심 있는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여성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그녀들을 통해 그 분야에 뛰어들고 싶다는 영감을 얻게 되죠. 저는 공학에 단순히 자동차나 기계를 만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여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 과학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줄 거예요. 

- 94 ~ 95p 〈우주비행사로 산다는 것〉우주비행사 제니퍼 시디 인터뷰


스탬퍼는 더 많은 여성들을 소방 작업 및 소방 관리 업무에 끌어들이는 데 목표를 두지만, 여성을 모집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모집한 인원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을 떠나게 만드는 것은 불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대개 여성혐오다. "많은 이들이 나쁜 일을 겪으면서 주눅이 들곤 해요." 스탬퍼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속 불길이 완전히 꺼져버리는 거죠. 저는 그 불길을 키워주고 싶어요." 

- 115p 〈모험의 극한으로〉추리소설가 재클린 윈스피어


화성은 '지구처럼 만드는terraforming'과정 혹은 기후와 환경을 통제하는 작업이 있어야만 주거가 가능해질 수 있다. NASA 우주비행사 로널드 가란Ronald Garan이 잡지 《쿼츠Quartz》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듯이, 우리는 아직 우리가 사는 행성도 지구다운 모습으로 만들지 못했으므로 다른 행성을 지구처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 151p 〈화성이 미래의 집이 될 수 있을까〉클라리사 세백 몬테피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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