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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Sep 12. 2024

미움받을 용기 오마카세

새로운 고전의 탄생? 혹은 희대의 사기?

이번 주의 책은 제목 자체가 하나의 관용구가 되어버린 책,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입니다.


서점을 돌아다니던 중 문득 한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기도 했지만, 제가 알던 책표지와 달라서 더욱 눈에 밣혔던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1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새로운 표지와 북케이스가 나왔더군요.


 미움받을 용기는 200만 부가 넘게 팔린 인문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베스트셀러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이 책에 대한 비판여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소개를 드리려고 합니다.


1. 기시미 이치로와 알프레드 아들러



작가 기시미 이치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사람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오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들러 심리학과는 정반대 되는 주장도 마치 아들러의 주장인 것처럼 포장시켜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시미 이치로의 인터뷰를 봐보시면 기시미 이치로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스스로는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인터넷에서 미움받을 용기를 검색해 보면, '알프레드 아들러는 목적론이라는 이야기 자체를 한 적이 없다!'라는 식으로 이 책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너무 지나친 비판입니다.


아들러는 분명히 인간이 미래의 목표에 의해 영향을 받고, 행동하고,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이 점이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습니다.


또한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타자공헌, 특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아들러가 실제로 계속해서 강조한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즉,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하고픈 말만 했다는 이야기는 조금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미움받을 용기가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알려주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서'로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아들러 심리학에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혹은 리스펙 하는) 기시미 이치로 개인의 새로운 철학 정도로 받아들이고 읽었습니다.


만약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미움받을 용기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 때문에 망설이고 계신다면 저는 추천드립니다. 아들러 심리학과는 별개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맥락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이지만, 아들러와 프로이트와 함께 세계 3대 심리학자라고 불리는 칼 융은 환자치료를 위해서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이든, 아들러의 목적론이든, 일단 효과가 있다면 뭐든 사용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아들러의 이름을 이용해서 자신이 하고픈 말을 막 지어낸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겠지만, 칼 융의 심리치료 철학과 마찬가지로 그의 책으로 많은 사람이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면 새로운 치료제로써 받아들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2. 읽기 쉬운 포맷


인문서적은 읽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통 일상에서 사용하는 어휘와 인문서적의 어휘가 다르기도 하고 내용 자체도 원래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술술 이야기를 읽히게 하는 것이 목적인 소설과 달리 인문서적은 정보전달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움받을 용기는 한 청년과 한 현자의 대화를 중심으로 한 희곡의 평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나름대로 캐릭터의 설정도 있고 갈등과 해소와 같은 소설의 플롯을 따라갑니다. 물론 그 흐름이 소설과 비교하면 아주 잘 짜인 이야기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디까지나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인문서적인 것을 생각하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가는 좋은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포켓이 책을 읽는 데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닌 오히려 책 속의 개념을 더욱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지고 계속 읽게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가 되었습니다.


3. 새로운 관점


이 책은 인간 행동에 대한 주류 이론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주류 이론은 바로 프로이트의 원인론이고, 새로운 관점은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하는 목적론입니다.


목적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논의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의 생각의 틀을 지배하고 있는 주류 이론에서 벗어나 신선한 이론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류 이론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류 이론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를 접하는 것은 아주 진귀한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는 우리가 그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삶에 접목을 시킨다면 어쩌면 우리만의 정답을 얻을 수 도 있습니다.


이 책은 아주 많은 새로운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가지고 각자의 생각과 경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여러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목적론을 실제로 주장한 철학자들은 많이 있습니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잘못을 타인, 환경, 과거에게 돌릴 경우 본인은 나약한 존재 (혹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적 요인은 말 그대로 외부적 요인, 본인이 바꿀 수가 없습니다. 즉 외부적 요인에 의존을 해야 하는 수동적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그 잘못을 본인에게 두면 자신만 변하면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능동적인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높은 자존감과 의지 등이 필요합니다만 목적론은 분명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4. 비판적 읽기


이 책에는 유명한 리뷰가 있습니다.


예전에 거래처의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실천하였습니다.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입니다. 뭔가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이 리뷰는 이 책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책의 위험성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먼저 저 리뷰를 작성한 유치원 선생님이 '미움받을 용기'의 어떤 부분을 실천했는지는 책을 읽으시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실 겁니다.


어느 책이든 그렇지만 그 내용이 극단적일수록  당연히 조심해야 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극단적인 책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과격한 내용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판적 읽기는 말 그대로 비판적으로 읽는 것입니다. '이 책이 하는 말은 틀렸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읽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방어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어적 읽기'라고도 합니다.


비판적 읽기의 장점은 '반박할 수 없는 진리' 만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책의 오류를 회피하고 정말 맞는 진리만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독서 방법은 이 책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책에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굳이 비판적 독서를 하면서 까지 이 책을 읽어야 할까?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한 이 책이 소개하는 새로운 인사이트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그것만 잘 뽑아낼 수 있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 장소


미움받을 용기는 인문학 장르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문학 책은 주로 카페나 도서관 같은 집중 해서 읽을 수 있는 장소를 주로 추천해드려 왔습니다. 


하지만 미움받을 용기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카페나 도서관도 좋은 선택이지만, 이 책은 자기 전 침대에서, 혹은 자신의 방 책상에서 읽어도 좋을 아니면 오히려 더 좋을 책입니다.


희곡의 형식을 따르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는 점도 있고 책의 내용과 자신의 삶을 대조해 보며 곰곰이 사색하면 더욱 이 책을 깊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독서 TIP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관점을 적용시키고 발전시키며 책을 읽어보자

비판적 읽기를 실천하며 읽어보자

자신의 침대 혹은 책상에서 평안한 자세와 환경에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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