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을 알아야 데미안이 보인다
이번 주의 추천은 바로 데미안입니다. 읽어보진 않았어도 제목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고전명작입니다. '데미안'은 왠지 분량도 많을 것 같고, 내용도 지루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의외로 240 페이지 정도로 짧은 분량의 흥미로운 플롯을 지니고 있는 소설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데미안'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 깊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깊은 의미와 상징을 이해한다면 그만큼 매력적인 소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이 명작을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설 '데미안'은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인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세계 1차 대전 당시 전쟁을 일으킨 자신의 조국 독일을 비판했고 이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을 하기 꺼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데미안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당시 문학계를 뒤흔들었고 초신성 에밀 싱클레어라는 무명의 작가가 도대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쏟아졌습니다. 그럼에도 헤르만 헤세는 자신이 이 소설의 작가임을 밝히지 않고 있었지만, '데미안'이 신인문학상까지 수상해버리자 헤르만 헤세는 자신이 이 소설의 주인임을 알리고 받은 신인문학상을 반납하는 해프닝이 생겼습니다.
위의 사건은 헤르만 헤세의 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리고 '데미안'이라는 작품이 얼마나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이후로 다시 명성을 되찾다가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즘을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독일 내에서 강한 비난과 함께 작품 출판 금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헤르만 헤세는 스위스로 망명해서 이후로도 쭉 스위스인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데미안의 저자 헤르만 헤세는 세계적인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에게 정신분석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 칼 융은 이후 헤르만 헤세의 철학과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미구엘 세라노와 헤르만 헤세의 대화와 편지를 담은 책, '헤세와 융'에서 헤르만 헤세는 칼 융을 "거대한 산이고 비범한 천재입니다."라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데미안'은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 많은 영향을 받은 소설입니다.
칼 융의 이론은 정말 복잡하고 일반인에게는 다소 난해하거나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칼 융의 저서를 몇 권 읽었지만, 부끄럽게도 그의 이론을 완전히 이해를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알고 있느냐 없느냐는 소설 데미안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낼 만큼 중요합니다.
칼 융은 인간의 심리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바로 의식 세계와 무의식 세계입니다. 그리고 무의식 세계를 또다시 두 개로 나뉘었습니다. 바로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입니다.
더 깊은 내용은 차치하고 집단 무의식의 한 종류인 그림자(Shadow)와 페르소나(Persona)만 간략히 알아둬도 데미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림자와 페르소나는 서로 대항하는 존재입니다. 페르소나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가 사회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가면 같은 존재입니다. 사회 범규, 예절, 매너, 도덕, 윤리 등을 지키는 모습입니다. 반면 그림자는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이 잠들어있는 곳입니다. 에컨대, 인간의 폭력성, 공격성, 이기심, 질투심은 물론이고 본인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들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우리의 본성인 그림자를 무의식 깊은 곳에 계속 억누르고 숨기고, 페르소나의 가면을 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칼 융은 이러한 현상을 건전한 심리상태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페르소나와 그림자의 융합을 권장했습니다. 우리의 본성을 완전히 억눌러버린다면, 결국 이상한 길로 그것이 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의 페르소나와 잘 융합해서 긍정적인 방향을 표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그림자를 억누르기만 한다면 괜히 이상한 상황에서 갑자기 그림자가 새어 나와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학교에서 불의를 당하는 아이를(혹은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선 자신의 그림자에 숨어져 있는 공격성을 우리의 페르소나와 잘 융합하여 정의를 이룰 수도 있을 겁니다.
위의 예시, 소설을 읽다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자신의 페르소나와 그림자를 잘 융합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아를 이룩하는 방법이라고 헤르만 헤세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설 '데미안'에는 두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한 명은 페르소나를 상징, 또 다른 한 명은 그림자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 둘이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소설 '데미안'의 줄거리입니다.
데미안을 비교적 짧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아주 강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다소 난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여러 번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으니 여러 번 읽어도 부담이 크지 않을 겁니다.
만약 하루 안에 다 읽어버리고 싶으시다면 주말에 카페에 가셔서 커피 한 잔을 시키시고 읽으시면 적으면 2시간, 많아도 4시간 안에는 완독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데미안과 같은 짧은 소설을 항상 가방 안에 넣어둡니다. 그리고 이동할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 아니면 잠깐 쉬는 시간에 틈틈이 읽는 걸 좋아합니다. 두꺼운 책은 가방에 넣어 다니기 무거우니 보통 집에 와서 읽거나 아니면 카페에서 읽기를 좋아합니다. 틈틈이 읽어도 일주일이면 다 읽었던 것 같습니다.
데미안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보니 유튜브에 소설 '데미안'을 테마로 만든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 맘에 드는 것을 골라 들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데미안 테마는 아니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 테마인 플레이리스트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도 소설과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소설과 잘 어울렸던 노래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자면, '쇼팽 왈츠 19번', 'Waltz No.1, Collapse', 'Ocean Apart', Wyoming', Dear, Dolores-Dominique Charpentier Rework' 정도가 있었습니다.
위의 팁들을 가지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속 깊은 의미와 상징들을 잘 음미하시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칼 융의 페르소나와 그림자에 대해 알아야 데미안의 상징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짧은 소설이니 여러번 읽으며 그 깊이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소설 데미안을 테마로한 많은 플레이리스트를 유튜브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