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에서 온다
어느날 그런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에서 온다 ¹ 고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 행동을 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행위는 우리가 과소평가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높은 수준의 이성을 요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변칙적으로 발생하는 욕구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대부분의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에서 온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논리의 전개가 힘들어지거나 또 다른 흥미로운 주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내 안에서 처음에는 없었던 새로운 욕구가 발생한다. 이 순간 나의 원래 목표를 상기하지 않으면 내 글은 목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고 그 속에서 나는 나조차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조차 모른 상태로 글을 쓸 것이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그 안에서만 활동하라는 그런 숨 막히는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 변칙적으로 계획에서 벗어나더라도 내가 이 일을 시작한 그 목표를 지속적으로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래 계획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 글을 계속 쓰더라도 "'대부분의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에서 온다'라는 주제의 글쓰기"라는 나의 목표를 계속 상기하며 글을 쓰면 결국 내가 원하는 목표에 근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창의적인 글을 얻어낼 가능성도 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와 갈등이 발생했을 때에도 그 순간 내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별하고 상기해야 한다. 만약 내가 원하는 것이 "상대가 특정 행동을 하는 것"이라면 그 목표를 계속 상기해야 할 것이다. 중간중간 "내 기분을 풀고 싶은 욕구",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하는 욕구", "답답함을 풀고 싶은 욕구"등의 변칙적인 욕구들이 불쑥 튀어나오겠지만 그 욕구들이 자신의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 더 큰 이익을 위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대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기 친구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는 B에게 어떠한 이유로 서운한 감정이 들었고, B가 자신의 이런 서운한 감정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때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안 좋은 결과는 아래와 같을 것이다.
"B야, 내가 X 사건 때문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어."
"너만 그런 줄 알아? 나도 Y 사건 때문에 얼마나 서운했는지 알아?"
"그 문제는 이미 예전에 해결했잖아. 게다가 Y 사건은 네 잘못도 있었어. 이번에도 마찬가지고..."
비록 갑작스러운 전개이긴 하지만 중간과정은 생략했다고 치면, 이러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화가 이어져 큰 싸움이 되는 것은 꽤나 흔한 일이다.
이러한 갈등의 위기는 마찬가지로 A가 자신의 목표를 순간 망각했기 때문이다. A와 B는 지금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다. A는 "내 서운한 마음을 알아줘" 게임을 시작했지만 B는 "잘못을 지적하기" 게임을 시작했거나 혹은 A가 그런 게임을 시작했다고 받아들였다. 이때, A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했어야 하는 일은 본래 자신의 게임으로 돌아와야 했다. 혹은 B가 A의 게임을 오해하지 않도록 애초에 전략을 잘 짜야했다(대사, 분위기, 말투, 톤 등). 하지만 A는 순간 "B 때문에 생긴 서운함 풀기" 게임으로 바꿔버렸다. 자신의 서운함 혹은 억울함을 풀고 싶은 욕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예시 대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꽤 뻔할 것이다. A와 B 둘 다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순간순간 발생하는 욕구에 의해 말을 뱉을 것이다. 그 결말은 파국적일 것이다.
우리는 위의 예시에서 A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A가 게임을 먼저 시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A는 갑작스럽게 대응해야 하는 B와는 달리 초기 세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그러니 A는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최선을 다해 전략을 짜야한다. 위 대화에서 둘 다 파국적인 결말을 맞이했지만 사실상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한 A의 패배인 것이다.
그러니 늘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상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향을 잃고 순간 떠오르는 욕구에 휘둘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위험은 거기서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을 했다.
1. 워렌 버칫의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