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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Mar 23. 2024

도파민 디톡스 1일 차 후기

아 심심해

 


오늘은 도파민 디톡스 1일 차이다. 어제 새벽에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2시간 동안 본 탓에 2시간이 추가되어 있다. 이것을 제외하면 오늘 유튜브는 2분, 인스타그래는 10분 사용을 했다. 유튜브 2분은 운동할 때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할 때 사용했고, 인스타 10분은 DM 답장을 위해 사용했다.


도파민 디톡스로 인해 유튜브도 안 하고 인스타도 안 하니 정말 정말 심각하게 심심하고 괴로웠다. 솔직히 말하면 모닝루틴보다 훨씬 괴로웠다. 정말 심심하고 자극이 없으니 하루종일 재미가 없었다. 특히 밥 먹을 때 그냥 멍 때리면서 먹어야 하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능률도 많이 떨어졌다. 집중을 잘하지 못했다. 그리고 계속 "아, 유튜브 한 편만 볼까?"라는 유혹이 계속 피어올랐다. 그러다 보니 특이한 부작용이 몇 개 발생했는데 첫 번째는 찬물샤워가 하고 싶어졌다. 모닝루틴 프로젝트 이후로 찬물샤워를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매일 고통스러웠는데 오늘은 뭔가 몸에 자극이 필요하고 찬물샤워를 하면 도파민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찬물샤워를 빨리하고 싶어 하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


그리고 오전 오후 내내 하루가 심심하고 지루했는데 책을 펼치니 이렇게나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오전 오후에는 책을 읽으려 해도 집중도 안되고 그랬는데 하루종일 재미없게 있다가 저녁에 책을 읽으니 평소보다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러한 좋은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론 너무 힘든 하루였다. 정말 정말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 잠을 자서 꿈을 꾸는 게 그나마 재미있는 활동이어서 가능한 만큼 많이 낮잠을 잘 정도였다. 처음에는 노래는 듣자 해서 오후까지는 듣다가,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라는 생각이 들어, 노래도 안 듣기 시작하니 더욱 세상이 진부해졌다.


참고로 나는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 블루투스 헤드폰일 정도로 노래 듣는 걸 좋아한다. 집을 나서는 순간, 공부할 때나, 산책할 때, 버스를 탈 때, 운동할 때, 생각할 때, 책을 읽을 때, 어느 때나 노래를 듣는다. 하지만 노래가 사라지자, 뭔가 세상이 이전에는 컬러풀한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뭔가 회색느낌이 된 느낌?이다.


솔직히 이렇게나 힘들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미디어에 중독되어 있었는지 깨닫는 하루였다.


그래도 결국 참아내고 끝까지 버틴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다. 비록 하루뿐이지만 말이다. 내일도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후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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