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미가 이야기한다 -
작가로 [숀 탠]을 기억하는 이유는 '빨간 나무'라는 그림책을 통해서다. 사람의 무의식 세계를 그림으로 나타내고,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중요한 한 가지를 발견하게 하는 힘을 갖게 하는 작가이다. 이후로부터 숀 탠 작품이라면 무조건 보는 걸로 점을 찍어 놓았다.
[매미]라는 그림책을 사서 읽으면서, 노동의 종말이니, 계급사회의 분열이라든지, 인간성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들먹이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껴지는 파장이 만만하지 않다. 단순하게 읽다, 나를 돌아보고, 내 주변 동료를 돌아보고, 노동사회로 지평을 넓혀 가게 한다.
매미. 한 낮 여름에 지독히도 자신을 홍보하는 여름 곤충이다. 시끄러워 밤에 열어놓은 창문을 닫게 하는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집단으로 모여 있으면 매미소리 울림에 파묻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지까지 맛본 적이 있다. 가을을 알리는 바람이 몰려올 때면, 나무 밑에 그들의 사체를 한 동안 물끄러미 쳐다보고 간 적 있다. 허물을 벗고 간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열심히 살아 본들 별수 없으니, 조용히 나대지 말고 살다 가라고 하는 의미를 알리고자 함인지 내내 궁금했다.
여기서 상징하는 매미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17년 동안 사는 매미도 있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철 반짝 특수를 노리고 자신 존재를 감추는 곤충이라 17년 동안 사는 매미가 낯설다.
환영받지 못하고, 인간이 아니기에 무참히 짓밟혀도 소리 내지 못하는 한 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곤충이 인간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나를 그렇게 무시하는 인간들은 과연 회색 빌딩을 벗어나 대자유를 만날 수 있을까? 17년 열심히 일하다 대우도 못 받은 존재이지만, 벽천간두에서 진일보하여, 자신을 내던짐으로 대자유를 만나 본연의 고향으로 돌아간 매미는 인간보다 더 위대하다. 최후의 승자는 매미다. 인간은 저런 하찮은 미물이 대단한들 뭐가 대단하랴 싶지만, 매미는 17년 묵언수행을 통해 말없이 자신을 보고, 에너지를 키워갔다. '어, 묵, 동, 정, 행, 주, 좌, 와"처럼 매 시간 자신 자신을 관찰하고 떠나지 않았다. 17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기한을 다 채우고 그는 홀연히 자신을 던졌다. "인간들아 알겠니?"웃으며 말이다.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한 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을 차별하는지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를 그렇게 대하고 있지 않은가? 조직 시스템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라며 합리하는 그 조차도 그 시스템 위에 있지 않은 이상 그도, 한 낱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
내년 매미 소리를 듣게 되면, 그 울림소리의 의미를 다시 이해하고 새겨보는 시간을 가지련다.
나 자신을 알리기보다는 내 존재 안에서 울리는 소리를 그대로 밖으로 표출하고 싶다.
온전한 나로 있고 싶다.!!
[그림책 상세 설명]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이자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환상적인 연출가
숀 탠이 5년 만에 다시 이야기하는 이방인에 대한 그림책 [매미]
이 책은 [빨간 나무] [도착] 등으로 유수의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숀 탠의 신작 그림책입니다. 이방인과 난민 이야기를 그린 [도착] 이후로 5년 만에 발표한 그림책이지요.
주인공 매미는 회색 빌딩에서 인간들과 함께 일합니다. 17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일했지요. 매미는 맡은 일은 늦게까지 일해서라도 꼭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상사는 매미의 헌신적인 노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매미는 승진도 할 수 없고, 건물 안에 있는 화장실도 쓸 수 없습니다. 인간 동료들은 매미를 때리고 괴롭힙니다. 단지 그가 매미라는 이유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