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가꾸어야 할 정원이 있다. 버려둘 것인가? 말 것인가? 는 각
[리디아의 정원 그림책을 만나면서 ]
서강동 작은 도서관에서 주최한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난 그림책. 그림책이 아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성인들도 읽어야 하는 책으로 인식되었다.
리디아처럼 힘든 환경에 처해도 내 마음의 씨앗을 가꾸고 키워가면, 그곳이 바로 정원임을 알았다.
난, 남 탓과 환경 탓으로 내 꿈을 가꾸는 정원사가 아니라 남의 밭을 탐내는 열등생으로 전락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후로는 내 안의 정원을 어떻게 가꿀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내 정원으로 놀러 오세요 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2013년도, 마음과 몸이 지쳐갈 때, 우연하게 공고를 보고 그림책 스토리텔러 강좌를 수강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열망으로 여러 가지 강좌를 수강하다, 그림책을 이왕이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큼 구성진 목소리로 들려주고 싶었다. 강사님으로부터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받고, 그림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듣다 보니, 그림책이 단순히 아이들 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그러다 접하게 된 [리디아의 정원, 사라 스튜어트, 시공주니어 출판]이다. 그림 속에 리디아와 꽃들의 움직임이 좋았고, 배경이 너무 화사하고 희망을 가져다주는 빛깔이었다.
강사님의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툭'하고 눈물이 터졌다.
그렇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강사에게 되물었다.
"왜 제가 눈물을 흘릴까요?" 그렇게 묻자,
강사님이 "그 건 선생님이 자신에게 물어야 하죠"대답하셨다.
그 날 이후 난 공책에 적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가슴 깊숙이 넣게 되었다. 이 그림책이 3학년 1학기 교과서에 실려 있다. 리디아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 양장점을 하는 어머니 조차 일감이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빵을 구워 파는 외삼촌 집에 가게 된다. 리디아는 부모님과 떨어져 가는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를 보내야 하는 아빠와, 엄마, 할머니께 안심하도록 편지를 남긴다.
그리고 빵을 굽지는 못하고 화초만 잘 키우는 자기가 혹 짐이 될까 봐 외삼촌에게 미리 안내하는 세심함도 갖추었다. 리디아의 강점이 있다. 어디를 가든지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노력을 통해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것도 감동으로 말이다. 무뚝뚝한 외삼촌도 리디아만 있으면 미소를 짓고, 버러 진 공터도 화사한 정원으로 바뀐다. 리디아는 할머니가 보내준 꽃씨로 삼촌 제과점의 옥상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꿔낼 뿐만 아니라
외삼촌 역시 말이 없고 자기 속내를 밝히지 않음에도 리디아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 시작한다.
사실 외롭고 쓸쓸했고 두려웠던 리디아가 불행하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도와준 것은 가족과 의 편지였다.
리디아는 글을 쓸 줄 알고, 그것을 표현하고, 말로 잘 전달하는 소통능력을 가진 소녀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내어 버려진 옥상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짐 외삼촌께
저녁을 다 먹고 나서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우리 집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제가 외삼촌네서 살면 어떻겠느냐고
하셨다면서요? 할머니에게 들으셨어요? 아빠가 오랫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이제는 아무도 엄마에게 옷을 지어 달라고 하지 않는다는 걸요.
우리 모두 울었어요. 아빠까지도요. 그러다 엄마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다 같이 웃고 말았어요.
외삼촌이 엄마를 쫓아 나무 위에까지 올라갔다면서요?
정말 그러셨어요?
저는 작아도 힘은 세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거들어 드릴게요.
하지만 할머니는 숙제부터 끝내고 나서 다른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1935년 8월 27일
조카 리디아 그레이스 핀치
그림책 첫 장에 실린 편지를 읽고 솔직히 가족들에게 드리운 그림자가 무거워서 짠했다.
편지 말미에 웃음을 잃지 않는 유머감각이 있었다.
할머니도 리디아에게 배움이 먼저라는 당부를 잊지 않고 하고 있다. 어디서든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으면
세상의 상처와 시련도 긍정적인 자극이 됨을 리디아의 마음에 각인시켜 주고 있다.
리디아의 타고난 성품인지 몰라도, 리디아는 어떤 일이든 도와드릴 자세를 갖고 있다. 작아도 힘이 세다며, 무슨 일이든 시키면 다 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어른들이 이야기하신다. 어디를 가든지 자기 하름이라고.
이쁨 받는 것은 이쁜 행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만약 어디 가서 대우를 못 받는 다면, 먼저 자신의 자세와 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들이 살아 보니 통함을 피부로 느꼈다.
불교에서 '수처작주'의 정신. 어디를 가든 주인의식을 갖고 임하면 그 자리가 바로 내 자리요. 노예의 근성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이제야 조금씩 보인다.
읽다 보면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이 감정의 변화가 없는 매튜 아저씨를 변화시키는 힘과 리디아가 무뚝뚝한 외삼촌이 포옹하게 만드는 힘은 다르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긍정의 힘을 잃지 않고 사람들과 만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분명 변화는 나로 시작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것이다. [리디아의 정원]은 두고두고 보면서, 어려울 때, 내가 낯선 곳으로 여행 갈 때, 주변에 버려지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어떻게 내가 행동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추천하고 싶다.
나약한 어른에게....
누군가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