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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맘 Dec 24. 2020

싱어게인이 주는 울림

-노래가 아니라 그들 스토리가 시청자의 마음을 울린다.-


요즘 JTBC 싱어게인을 자주 본다. 슈스케 이후로 트롯 광풍 속에서 초연했던 나는 JTBC 연출과 출연진의 탄탄한 내공 때문에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 한 명 한 명 사연들이 우리가 사는 삶과 다르지 않고, 울림이 있어 자주 보게 되었다. 


나는 노란 신호등 같은 가수다.



찐무명조 63호(이무진)


63호 "누구 없소"라는 노래를 수십 번 듣다 보니, 아이들도 따라 부른다. 

찐 무명조 첫 번째 타자로 등장한 사람. 

나이가 있는 줄 알았는데, 00년생이라고 한다. 헉~~ 젊은 사람인데, 누구 없소를 부른다길래. 

이 노래를 어떤 감성으로 부르지 하고 듣다, 이제는 몇 번씩 돌려보게 되었다. 

사실, 자기 소개할 때부터 사람이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사람의 품성이 돋보이는 자기소개에서 

잘 될 수밖에 없다.


저는 노란 신호등을 어떻게 받아 들여냐면, 하늘을 보다가 어느 날 시야를 방해했어요. 계속 보고 있었더니

빨간색 그리고 푸른색 사이에서 3초, 딱 3초. 자기 자리가 없는데도 딱 3초 간 빛나고 사라지더라고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빛내는 모습이 꽤 감동적이고 저와 닮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자기소개를 해봤어요. 

차를 몰고 가다 보면 빨간색, 초록색 이외에는 중간지대인 노란색 신호등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잠깐 대기했다 사라지는 그 빛을 기억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3초라는 시간을 재고, 그 속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는 

이 가수의 통찰력을 칭찬해주고 싶다. 그런데 이 가수 유튜브 댓글에서 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밤에 노란 신호등이 계속 반짝인다. 


이 댓글을 보니, 기억났다. 맞다. 새벽녘에 차를 몰다 보면 노란 점멸신호등을 보게 된다. 안 보이는 캄캄한 밤에 계속 자리를 지키며 밤을 밝히는 신호등이 노란 신호등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렇게 노란 신호등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최종 우승을 할 것 같다. 무대에서 잘 부르는 것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흥을 폭발시키는 가수가 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이무진 씨는 그것을 하고 있다.  누구는 故김광석의 현신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고 있으니, 참 부러운 젊은이다. 

29호, 이선희 심사위원이 노래는 펌이라고 할 만큼, 잔잔하다 폭발하는 감성을 지니고 계신 분.


요즘 헤비메탈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자기를 정통 헤비메탈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번에는 대중음악에 도전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힌다. 한편으로 정통을 고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기도 하고, 다른 한편 배고픈 작업일 것 같아서 눈길이 갔다. 요즘 한국 관공공사에서 히트 친 "범 내려온다"라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정통을 고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판소리를 현대적인 음악 사운드로 재해석해서 안무랑 곁들이니 다들 색다르게 보면서 신나 하지 않는가!?  이 분도 탈락의 고비에서 이선희 심사위원 구제로 살아났으니, 계속 승승장구하기 바란다. 


소개하는 사람들 중 가장 재치가 있는 가수다. 그리고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하다. 그래서 눈길이 간다.


30호 가수, 63호 가수랑 듀엣(누구 허니)으로 부른 故 신해철의 "연극 속에서"듣다 보면, 자기 만의 개성을 대중하게 확실하게 어필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배 아픈 가수다라고 소개하면서 "뛰어나신 분들을 시기와 질투하는 게 저의 재능이다. TV를 보면 배가 아파서,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도 많이 안 봤습니다."그러자, 작곡가 김이나가 자신이 알고 있다면 그때부터 시기와 질투가 아니라 동경이나 선망이 되는 것이다 라고 하니 , 바로 나는 동경하는 가수라고 고친다. 

-싱어게인에서_



우리 보통 잘하는 사람들을 시기와 질투한다. 보통 이런 시기와 질투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남의 인정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자신의 존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시기와 질투가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게 된다. 그 점에서 난 김이나 작곡가의 말에 하나 더 붙이고 싶다. 잘하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선망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찰하고 자신에게 적용시켜 발전시켜 나가면 그때부터는 자기를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롤 모델로 삼고 함께 성장하는 지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30호 가수는 63호 가수에 비해 11살이나 많지만, 끼와 무대 매너 때문에 최종 순위권에 들어갈 것 같다. 상당한 매력이 뿜어 나와서,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분 노래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40호 가수, 코러스를 12년 생활하면서 어떤 가수보다 가장 무대를 많이 서 본 사람. 그럼에도 떨리고 관심받는 게 힘든 거 같다.


40호 가수, 천단비. 슈스케 준우승자. 

헉 이런 분이 또 나오다니. 슈스케 준우승을 하고도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던가. 아니면, 100도씨에 이르기엔 1도가 모자란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소심한 관종'가수다 



이 가수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사실 무대에 주인공으로 서는 것과 무대 뒤에서 노래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이 사람에게 관건이다. 실력도 있다. 무대 경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온전히 자신만의 호흡으로 끌어가는 것은 처음이기에 떨려한다. 무대에 서고 싶어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나갔지만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최근 창직&진로코칭 전문가 과정 중에 몇 번의 강의 시연이 있었다. 그런데 그냥 말을 할 때랑, 직접 주인공으로 발표할 때랑  달랐다. 말도 빠르고, 내용은 중구난방이며, 호흡도 짧고, 발음도 부정확했다. 그리고 청중들과의 상호작용은 꿈도 꾸지 못했다. 연습이 부족해서 일까? 아니었다. 사실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뒤에서 스스로 즐기는 삶을 살 뿐이지, 굳이 남들 앞에서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이런 경향성은 "지문적성검사"에서도 나타났다. 주인공으로 드러내고 싶다가도, 반대로 숨어버리는 성향. 

이게 나의 성향이다. 그러다 보니, 극 지점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소심한 관중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 분도 아마 자신 있는 관종으로 거듭나고 싶을 것이다. 함께 응원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나 자신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무대에 서는 기회를 가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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