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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맘 Dec 31. 2020

나의 정체성을 밝힐 단어들...

- cloud word로 정리하다 -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고, 세상과 교류하고 있다. 그렇기에 내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세상 모든 만물은 이름에서부터 그 존재가 시작된다.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노자가 한 말입니다. 이름이 없다면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김춘수 꽃이라는 시에서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고 존재에 의미를 붙이는 것은 이름임을 밝히고 있다. 

- 나를 규정하는 이름들-

2020년 나는 누구인지? 나를 어떻게 이름 짓을 수 있을지? 자문해보았다.

생각보다 나를 규정하는 이름이 다양했다.

부모가 지어주신 이름 이외에도, 법화경 경전을 기본경전으로 삼아 수행하는 법화종에서 7일간 단식하고 받은 법명이 '실상원(實相原)':모든 실상에는 실체가 없으며, 만물의 근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훗날 통도사에서 받은 법명이 '蓮花力'이었다. 연꽃을 피우는 '힘'이라는 뜻으로 스님이 기도 중에 수행자들 생년 월시를 두고 정해준 법명이었다.


불교 수행단체를 벗어나 명상단체에서 스승을 만나 받은 이름은 원오명(圓吳明)이었다. 둥근 사람을 표방하며 밖으로 나가는 원심력과 안으로 들이는 구심력이 같아지면 원이 되고, 궁극적으로 일원상을 나타나게 된다는 의미었다. 나라고 하는 나라에 밝음이 가득 차도록 수행하는 의미를 담았다.

이후 이 단체에서 공부를 하면서 '보다'라는 의미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통해 제3의 눈이 열린 즉 정신이 차려진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나는 '보다'라는 단어와 '마음'이라는 단어를 합쳐진 단어를 줄여서 '봄맘'이라고 이름을 규정하게 되었다. 보다는 See도 아니고 Watching도 아니고 우리의 무한한 의식 스크린을 펼쳤을 때 나오는 상태 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첫 아이 출산 이후 사는데 급급하면서, 나는 sns에서 평상심(平常心)이라고 규정했다. 고요한 마음의 상태가 평상심이라면,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상태였기에 마음에 들었다.

2020년 동안 내가 만나온 이름들 중에서 '봄맘'을 선택해서 여기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봄맘이라는이름은 어린아이가 들어도 봄의 아지랑이처럼 솟구치는 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이라서 좋고,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보는'작업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말이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라고 시작하는 가시나무라는 노래 가사처럼, 내 속에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있는 자아가 있다. 그 자아를 여러 가지로 분류하다 보니, 워킹맘(두 명의 사내아이를 키우는 엄마), 직장인, 1인 창직가, 50+커리어 전문가 , 늦깎이 맘(60이 되어야 둘째가 대학생이 된다), 작가, 스토리텔러로 나왔다. 총 7가지로 분류되고, 다시 재 분류를 해보니, 1) 두 사내아이를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워킹맘 2) 보수적인 조직에서 자유를 몸 부리 치는 직장인 3) 50+이후 커리어를 생각하며 1인 창직가로 활동하려고 준비중인 진로코칭 스토리텔러. 이렇게 3가지로 구분하였다. 아마 브런치에서 3가지 대 주제로 하여 글을 쓸 생각이다.


2020년을 정리하면서 내가 한 활동들을 정리해 보았다.

1. 화초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뭔가를 키워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뿌리 박혔었는데, 올해 텃밭도 가꾸고, 화초도 키우면서 그런 생각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잘 자라고 있다.

2. 창직&진로코칭 전문가 과정 수료를 하면서 1인 창직가로 활동을 위한 기초작업을 마무리했다.

3. 낭독을 배우면서 소리의 중요성과 울림의 미학을 통한 치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4. 독서지도 도담 생 양성과정을 들으면서 다양한 그림책을 공부하고 수업지도안을 작성해보기도 하고, 시연도 해보았다. 그림책의 무한성을 다시 한번 발견한 시간이었다.

5. 작가 심화과정을 들으면서 꾸준하게 글을 쓰고, 그들과 교류하면서 내 안의 잠재되어 있던 이야기의 재능을 다시 발견하게 된 게기가 되었다. 후속 모임으로 토론까지 겸비하게 되어 나의 발문 실력도 일취월장할 것  같다.

6. 유튜브, 티스토리, 블로그, 브런치를 시작하였다. 내 안의 스토리텔러의 자질을 발휘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각종 sns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12월 24일 금요일 브런치 작가로 등록된 것은 동기부여를 해준 사건이었다.

7. 인포그래픽스, 한식조리를 배우면서 내용의 본질 못지않게 마지막 디테일의 완성이 중요함을 다시금 몸으로 일깨웠던 시간들이었다.

8. 호르몬 치료 등으로 얼굴에 기미가 많이 심해졌는데, 드디어 치료를 시작하였다. 완전하게 지워지지 않겠지만, 좀 더 내 얼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다. 

2021년을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구체화하기로 하였다.

필사하기, 낭독하기, 모임 만들어보기, 캘리그래피 배우기, 책 출판해보기, 창작활동 지속하기, 체력을 위한 근력 키우기, 글쓰기를 통한 공모전 도전하기, 외국어 배우기. 열거한 항목들은 꾸준하게 내 삶에서 실천해 나갈 부분이라 새롭게 각오를 다지기 위한 방법으로 적어 보았다. 

내가 정말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관이 무엇인가? 새로운 새해 설계에 앞서 나의 비전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나갈 야 할지 나침반이 되어주는 단어들을 열거해보았다.

배움과 성장, 자유, 자기 계발, 존중이다. 배움을 통한 성장을 멈추지 않고, 누구에게 종속되거나 의지하기보다는 나 홀로 주체의식을 갖고 움직이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그렇게 자기 계발을 지속하고 싶다 




나의 2020년은 이렇게 보내고

2021년을 맞이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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