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진로상담의 딜레마
대학생을 상담하다 보면 종종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다.
학생은 이상을 품고 있는데 이것을 격려해야 할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그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자원의 보유량도 사람마다 다르다.
학생이 가진 이상이 현재 상태에 비해 턱없이 높다면 그 이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쉽진 않겠지만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수준의 이상향이라면 그것을 밀어붙일만한 자원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고르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돈'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미국의 저명한 진로심리학자 블루스틴(Blustein)은 '일의 심리학(Psychology of Working)' 이론에서 개인의 진로를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경제적 제약'을 제시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며,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얻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여기서 양질의 일자리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기업, 공기업 등 안정적이고 높은 연봉,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직장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시간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은 두 학생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부유한 집안의 학생은 유학원에 비용을 지불하면 손쉽게 유학에 관한 정보 수집할 수 있고, 전반적인 유학 준비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반면,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은 유학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을 수 있으며, 유학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직접 발품을 팔아 정보를 탐색해야 한다. 또한, 장학금 여부 등 더 추가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물론 자원은 돈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내심, 개방적인 성격 등 다양한 내적 특성도 포함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의 내적 특성만으로는 이상에 다다를 수 없는 현실적인 장벽이 많은 것 같다.
나는 학생들이 가진 꿈과 열정을 응원한다.
꿈을 위해 도전하려는 학생들에게 상담사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정보 접근에 대한 격차를 메워주는 것이 아닐까. 어디서 어떻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수집한 정보들을 어떻게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상담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