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끝은 어디일까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by 김용희

누가 내 인생을 한 단어로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스스럼없이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심리학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다가 정체성을 다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박사과정에 들어왔다.

학부 4학년 때 우연하게 접한 정체성이 그저 좋아서 석사 과정에서 정체성을 공부했고 그걸 다시 박사과정에서 이어가고 싶었다.

미래 따위 어떻게 되든 좋았다.


그러나 열정만 가진다고 해서 정답인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박사과정에 들어올 때 세웠던 계획은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박사과정을 하며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했다.

'내 능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라고 자책을 한 날도 있었다.


석사 때 동기였던 H군이 떠오른다.

일본인이었던 그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심리학도였다.

나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석사과정 때 나는 여행을 딱 한 번 갔다.

친형이 왔을 때 인근 관광명소에 놀러 간 것뿐.

지금 생각하면 공부만 한 내가 바보 같지만, 그 당시에는 필사적이었다.


석사 과정 때 아픈 날을 제외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10시간은 공부했다.

내 바람과는 달리 아무리 공부해도 H군을 비롯해 동기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애초에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이루어지기 힘든 바람이었다.


무엇보다 H군은 공부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석사과정에 들어오기 전까지 공부를 재미로 해본 적이 없었다.

석사과정에 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공부가 취미인 사람들이 많았다.

한 학기에 한 번 열리는 연구실 술자리(노미카이 飲み会)에서도 사람들은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술자리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다들 녹차나 우롱차를 마셨고 약속이라도 한 듯 술자리가 끝나면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공부를 해야 할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나도 어느새 그들을 흉내 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게임을 하거나 콘서트를 보러 다니는 등 나 자신만의 취미 생활은 있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정체성이라고 말하고 싶다)을 쭉 해나가려는 열정은 학부 4학년 때 그대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열정을 좇아 온 지금, 뒤를 돌아보면 '지난 4년 간 나름대로 노력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상담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고, 대학교에서 상담을 하고, 논문도 쓰고..

더 잘할 수는 있었겠지만, 나름 이것이 내 최선이었을 것이다.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내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궁금하기도 하다.

열정의 끝은 어디일까?

나같이 그저 평범한 사람이 열정만 좇아가면 어디로 가게 될까?

내가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현실을 사는 것뿐이지 않을까.




肝心な凡人は夢を追って島を出た

칸진나 본진와 유메오 옷테 시마오 데타

소중한 평범한 사람은 꿈을 좇아 섬을 떠났어


胸に夢って書いて飛び出した あの大海原へ

무네니 유멧테 카이테 토비다시타 아노 오-우나바라에

가슴에 꿈이라고 쓰고는 뛰쳐나갔지 저 넓은 바다로


サヨナラいつかの少年の影よ

사요나라 이츠카노 쇼넨노 카게요

잘 가 언젠가의 소년의 그림자여


また会おうなまだただいま

마타 아오우나 마다 타다이마

다시 만나자, 아직 다녀 왔어


言える場所はとっておくぜ

이에루 바쇼와 톳테 오쿠제

말할 장소는 간직해 둘게


この大空の青さを瞳のパレットに

코노 오오조라노 아오사오 히토미노 파렛토니

이 넓은 하늘의 푸르름을 눈동자의 팔레트에


潜らせて 包み込んで

모구라세테 츠츠미콘데

숨겨 두고 감싸서


涙さえも味方に

나미다사에모 미카타니

눈물마저도 내 편으로


아이묭 - 접시꽃(葵)의 가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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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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