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과 거리두기

굳이 멀리 돌아가기

by 김용희

인생을 살다보면 쉬운 길로 빠져들고 싶은 유혹이 있다.

편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공법도 아닌 길.

이 길을 '쉬운 길'이라 말하고 싶다.


박사논문을 1년째 쓰고 있다.

논문을 쓰면서 쉬운 길은 없을까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러한 유혹에 굴복하고 싶을 때도 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졸업하며 나갈 때.


유혹에 넘어가려고 할 때면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지금 연구하고 싶은 것을 연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운 좋게 석사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싶은 연구를 해오고 있다.

지금 잠깐 편하자고 지름길을 택한다면, 지금까지 내가 해 왔던 연구들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박사논문에서 완벽을 추구하지 말라고 한다.

박사논문은 고된 과정이기 때문에, 졸업하기 위한 논문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졸업하기 위한 논문을 쓰는 것에 초점을 두다보면 내 논문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는 그래서 쉬운 길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조금 멀리 돌아가면, 그 과정에서 얻는 것도 있다고 믿는다.


언젠간 '돌아오길 잘했어'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줄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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