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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수 변리사 Mar 01. 2019

디자인으로 경영하라

 농업시대에는 토지가 중요한 요소이기에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쟁이 빈번했습니다. 그리고 산업시대에는 자본과 노동력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경제 시대에는 지식과 혁신이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식경제 시대에 혁신은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며,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함으로써 경쟁력을 지켜냅니다. 세상이 이미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내용을 상식적으로 알면서도 지식재산을 중시하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도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은 일찍부터 제조업에서 일본이나 한국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친특허(pro-patent) 정책을 펼쳤습니다. 즉 제품을 생산하여 이익을 내는 것을 넘어서서, 지식재산을 통하여 전 세계에서 로열티를 걷어들이는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했습니다. 이에 일본도 제조업에서 한국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미국과 똑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제조 경쟁력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였지만, 이제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업 중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미국과 일본 그랬던 것처럼 지식재산을 중시하는 정책과 경영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식재산을 중시하는 경영을 ‘지식재산 경영’이라고 말합니다.


 지식재산 경영이란,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지식재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지식재산을 통하여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영 방식입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특허가 창출되고, 제품 생산단계에서 디자인이 확정되며, 제품 판매를 위하여 상표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영업비밀, 트레이드 드레스, 저작권 등도 창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 활동을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고, 지식재산권을 이용하여 로열티 수입을 확보하고 로열티 수입은 다시 연구개발에 투입하여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지식재산 경영은 로열티 수입으로 인한 이익으로 한정되지 않으며, 지식재산권에 의한 시장의 독점, 시장에서 우위성 확보, 비즈니스 보호 및 협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지식재산 경영(출처: 특허청, 사례 중심의 지식재산 경영 매뉴얼 특허경영)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하여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식재산 경영에서 디자인 경영이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은 제품 생산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단계를 건너뛰고 디자인과 브랜드(상표)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이 대표적입니다. 애플은 각종 부품은 한국, 대만, 일본 등에서 조달하고 완제품 생산은 폭스콘(Foxconn)에 맡기고 있습니다. 애플은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 콘텐츠 등 핵심적인 가치 창출 활동에만 전념합니다. 놀랍게도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0%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곽미나 대표가 이끄는 라비또도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디자인과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영합니다. 라비또의 디자인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을 부여했습니다. 라비또는 디자인과 브랜드(상표)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디자인을 통한 성공 사례를 통하여 기술 중심의 창업이나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혁신에 접근해나가야 합니다. 


 요즘 많은 디자인이 기업에서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자신의 직무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에 ‘발명’을 중심으로 제도가 만들어져서, 직무발명 제도라고 말합니다. 직무 발명 제도는 창작자와 기업 간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제도입니다. 직무발명 제도는 창작자가 기업에 디자인을 양도하면서 정당한 보상을 받고, 기업은 디자인권을 소유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무발명 제도와 디자인 경영


 직무발명 제도는 디자인 경영의 기초가 됩니다. 창작자는 창작 활동을 통하여 디자인을 창출하고, 이 디자인을 기업에 양도하게 됩니다. 창작자는 디자인의 양도 대가로 정당한 보상을 받게 되며, 기업은 디자인을 등록하여 디자인권을 소유하게 됩니다. 기업은 디자인권을 활용하여 기업의 이익을 향상하고 이 이익을 창작 활동에 재투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선순환 과정의 중심에 있는 직무발명 제도는 기업 내에서 혁신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습니다. 결국 직무발명 제도는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켜 혁신을 일으킨다는 점과 창작자의 이직에 의하여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그 운영 방식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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