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지도자 이정효 감독
2023년 K리그 1에서는 '울산 현대의 리그 2연패', '전통의 명가 수원의 2부 리그 추락' 등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것 못지않게 주목을 받았던 것은 K리그1 승격팀 광주 FC가 보여준 '언더독(Underdog)의 습격'이었습니다.
2023년 K리그1에 승격한 광주 FC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K리그1의 3위 등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광주 FC의 '언더독 반란'에는 'K-뮤리뉴' 이정효 감독의 리더십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정효 감독은 대학 시절 '테리우스' 안정환 선수와 함께 소속팀 아주대학교를 1997년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이끌고 MVP를 수상하며 K리그의 기대를 받는 유망주로 프로에 입문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운한 부상의 영향으로 비교적 평범한 프로선수 생활을 한 후 2009년에 은퇴했습니다.
그 이후 모교인 아주대학교 축구부 코치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광주 FC, 성남 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에서 묵묵히 지도자 수업을 받았습니다. 그는 코치 시절에 선수들이 감독보다 더 잘 따르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인성, 리더십, 전술적 역량까지 모두 갖춘 지도자로 축구계에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에게 처음으로 프로팀의 감독 제안이 왔습니다. 그곳은 바로 2022년 K리그2로 강등된 '광주 FC'이었습니다. 당시 신인 감독인 그가 강등당했던 팀을 다시 K리그1으로 승격시키리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달성하며 광주 FC를 K리그1에서의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는 K리그1 승격 이후에 팀에서 제안한 'A급 공격수' 영입 제안을 마다하고, 대신 그 비용을 쪼개어 K리그1에서 경쟁력은 약하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 여럿을 영입했고, 그들과 함께 '강력한 압박과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K리그1에 새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2023년 광주 FC는 'K리그1이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리그 3위와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획득이라는 쾌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정효 감독 성공의 원천은 '절박함에서 비롯한 성장 욕구, 그리고 책임감'이었습니다. 그는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에 출연하여 자신은 선수로써 화려한 경력을 갖지 못한 평범한 선수였고, 그랬기 때문에 더욱 축구에 절박하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선수 시절 화려한 프로팀 경력과 국가대표팀 경력을 갖춘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K리그1의 감독 자리를 꿰찰 수 있었지만, 이정효 감독과 같이 평범한 현역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는 밑바닥부터 차근 차근히 밟아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성적이 좋지 못하면 바로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말 그대로 '파리 목숨'의 지도자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정효 감독은 무한 경쟁의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대 팀과 자신의 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성장하며, 남들과 다른 디테일한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자신과 같이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해야 할 다른 동료와 후배들에게도 희망을 주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이룬 결과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이 될 수 있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저는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끌어 오르는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정효 감독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매사에 임했다고 합니다. 물론 누구나 이정효 감독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통의 미생(未生)들에게 이정효 감독의 성공 스토리는 적지 않은 의미와 메시지를 주고 있으며,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더 큰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절박함이 만드는 성장 욕구 그리고 해내야만 한다는 책임감은 이정효 감독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성공의 결실을 가져다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마스터 키(Master Key)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