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의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많은 국가의 야구리그들이 제때 개막을 맞이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프로야구 리그는 그 시기에도 무관중 경기로 개막을 맞이했고, 전 세계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한국 프로야구 리그를 미국의 메이저리그 팬들도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는 독특한 문화와 스타일로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지고 금기시되는 배트 플립(홈런을 친 후 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 일명 '빠던(빠따 던지기)')을 한국 선수들이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팬들이 환호하는 'K-야구'의 독특한 현상을 메이저리그 팬들은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프로야구의 '빠던' 플레이 이외에 주목을 받은 것은 투수들이 타자들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 타자에게 모자를 벗어 미안함을 표현하는 행위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가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 타자에게 사과하는 것은 소위 '기싸움'에서 타자에게 밀리게 되는 행위라는 이유로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타자들도 공에 맞은 후에 아프지 않은 척 행동함으로써 투수와 팽팽한 기싸움 펼치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문화였다.
그러나 한국의 프로야구 리그에서는 투수가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면 던진 직후 또는 타자가 1루에 진출하면 모자를 벗거나 수신호를 통해 타자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타자 역시 괜찮다는 답례를 하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라고 여겨졌다. 최근에는 이런 행위를 한국 선수들은 물론 외국인 선수들까지 하게 되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K-예절'로 불리게 되었다.
이런 한국 프로야구의 문화를 미국의 다수 언론 매체들은 '진정한 스포츠맨십'과 '동료의식' 이라며 높게 평가했고, 미국의 메이저리그도 이런 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직장생활에도 이런 '사과하는 문화'가 잘 정착하게 된다면 가뜩이나 팍팍한 일상을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실수이건 환경 여건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건 '사과를 하면 자신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거나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라고 여겨서 사과를 하지 않는 사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나 실수를 한 당사자가 상급자일 경우 사과를 '당연히 하지 않는 것' 이라거나 '굳이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사과를 해야 할 이유가 있나?'라고 여겨지는 문화가 음으로 양으로 우리의 조직문화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한국 프로야구의 사례에서와 같이 불미스러운 실수 또는 잘못을 유발한 당사자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먼저 미안함을 표시한다면 당연히 피해를 본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해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기 이전에 사과를 받아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야기시킨 당사자가 사과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은 문제 상황에서 자신이 받게 될 책임사항에서 황급히 발을 빼려는 행위일 뿐,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긍정적인 결과도 얻지 못하는 나쁜 판단이다.
사과를 하는 행위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겪어야만 상대방에게 협조를 구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거나 다음 기회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직장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일 중에 온전히 혼자만의 능력으로 처리될 수 있는 일은 매우 한정적이다. 결국 동료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어야만 긍정적인 관계 형성과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을 때, 먼저 사과하고 동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처방안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내가 상급자인데 뭐 어때?" 또는 "뭐 일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야?" 라며 자신의 입장에서만 판단하고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태도는 결코 '직장인으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것'과 '인격적으로 완성된 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이다.
잘못이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초래했을 경우에는 먼저 사과를 하자! 먼저 사과하고 또한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함께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신뢰하고 똘똘 뭉칠 수 있는 응집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